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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11.01 좀비
雑想/夢物語2008.11.01 00:33

어두운 밤이었다. 비가 내렸다. 빗소리를 들으며 잠에 들었다.

눈을 뜨니 어떤 방 안이었다. 누군가와 같이 있었는데, 두려웠다. 공포 보다는 불안함에 가까운 기분을 느끼고 있었다. 방 안에는 가스등이 켜져 있었는데, 그 마저도 무척 미약했다. 밀려드는 어둠을 밀어내기에는, 너무도 작았다. 사람들이 있었다. 표정들이 다들 질린 표정이었다. 그래서 나는 두려워졌다. 창 밖을 내다보았다. 숲이 있었다. 비가 내렸다. 2층 높이의 방에 있었다. 갑자기 문이 심하게 덜컹거렸다.
사람들이 흐느끼며 앓는 소리를 냈다. 나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잘 몰랐다. 사람들이 우왕좌왕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창문 근처로도 가지 못하고, 문 근처로도 가지 못하고 방 한가운데에서 우왕좌왕 서로를 붙잡기도, 밀치기도 하며 아우성이었다. 절망에 찬 울음소리에 나의 불안은 가중되었다.

나무로 만든 문이 부수어졌다. 숨이 막혔다. 다 스러져가는 육체들이 서 있었다. 비틀거리며 안으로 몰려들어왔다. 그 육체들은 부스러졌다. 방 안으로 몰려 들어오며 서로를 너무 강하게 민 탓인지, 하나로 엉겨들며 쓰러지고, 쓰러진 육체를 밟고 너덜거리는 육신들이 방으로 몰려왔다. 사람들은 도망치기 시작했다. 나는 공포를 느끼고 창 밖으로 나가, 벽을 붙잡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바로 아래층의 방으로 숨어들었다. 창문을 걸어잠궜다. 눅눅한 습기가 방안에 가득했다.
방의 크기는 같았다. 그렇지만 불도 없었고, 창문 맞은편의 문도 닫혀있었다. 윗 층에서 절규하는 사람들의 소리가 들렸다. 아비규환 이라고 불러도 될 것 같았다. 창 밖으로 떨어져 죽는 소리가 들렸다. 비가와서 땅이 무른 탓에 털썩, 하는 부드러운 소리가 들렸다. 창에서 사각(死角)인 구석에 숨어들었다. 비 내리는 소리와 비명소리, 그리고 간간히 들리는 사람 육신이 부스러지는 소리. 두려웠다. 창 밖을 흘끔흘끔 내다보았다.
갑자기 문이 삐걱이며 열렸다. 목이 돌아간 육체가 서 있었다. 두려웠다.

창문을 열고 밖으로 내달렸다. 눈을 질끈 감고 숲 속으로 내달렸다. 지쳐 쓰러졌다.
다시 눈을 뜨니 처음의 그 방으로 돌아가 있었다. 사람들이 겁에 질려있었다. 꿈의 시작으로 돌아갔다.

다시 쫓겨 도망쳤지만, 어째서인지 다시 처음으로 돌아오고야 말았다.


Posted by Lyn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