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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4.16 나의 하루는…
日記/近況2008.04.16 23:40
요즘 시간이 무척 느릿느릿 지나간다. 거북이 속도도 아니고 지렁이 속도도 아닌 무려 달팽이가 여유롭게 흐늘거리는 속도로 흘러간다. 이렇게 생각을 해 보니, 어쩌면 나는 무척이나 여유만만하게 살고 있구나 싶다. 그만큼 마음에 여유가 자리잡은 것일까, 내가 그토록 바라던 안정이.

오늘 곰곰이 되짚어 생각을 해 보니 어쩌면 내 1주일 주기에 Z가 끼어있어서 그런가 싶기도 하다. 별 것은 아니지만 항상 1주일에 한번, 이라는 나 스스로도 알 수 없는 그런 규칙하에 연락을 하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Z에게 연락을 한다는 그 것을 내심 기다리고 있는지 (결코 Z에게서 먼저 연락이 온 적은 없다만) 나의 1주일과 그 아래에 속한 하루는 무척 느리게 지나간다. 힘겹거나 버거운 것은 과제의 탓이지 시간이 느린 탓이 아니다.

정정하자면, 시간의 속도는 상대적인 개념이다. 지구가 자전하는 속도는 객관적이며 절대적이라고 볼 수 있겠다만, 그에 비해 그 것을 느끼는 사람은 상대적이기 마련이다. 요즘 내가 느끼는 하루란, 내 초침과 분침과 시침이 지구의 자전 속도와 동일하게 움직이며 새기는 속도로 지나간다. 너무 느리지도 그렇다고 너무 빠르지도 않게. '아아, 이정도로 지구가 움직이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정도.

Z뿐만이 아니라 사실, 요즘 나는 거의 항상 기다리는 역을 맡고 있는 셈이다. G를 만날 때에도 1시간을 기다렸고, 오늘 E를 만날 때도 1시간 30분을 기다렸다. Z는 일주일에 한번을.


기다리는 속도만큼 하루가 느리게 지나간다. 이제 이 느린 속도에 나의 잠들어버린 감수성도 깨어나 주었으면 좋겠다. 이렇게 천천히 지나가면서 나를 봐달라 소리치는 것들이 무수히 많을텐데, 무뎌진 나는 그런 것들을 단 한개도 잡지 못하고 넘어가 버리니 말이다. 이렇게 천천히 세상이 움직인다면, 매일매일이 새로울 것 같아.

Posted by Lyn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