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記/近況2010.04.09 21:39
시간은 느리지만 분명히 가고 있다.


열흘 하고도 하루째. 전과 다를 바 없는 매일의 연속이다. 지루할 정도로, 날짜가 가는 것도 모를 정도로. 평온하고 딱히 큰 사고도 없이 어제와 다를바 없는 오늘과 오늘과 다를 바 없을 내일을 살고 있다.

어제는 도서관에서 근무하는데 어머니께서 주신 반지가 어디에 어떻게 부딪혔는지 밑면이 일그러졌다. 손에 끼고 있는 상태에서 일그러졌다. 내 왼손 새끼손까락에서 흘러내리던 6호 반지가 손에 딱 맞게 일그러졌다. 5호짜리 반지를 끼면 딱 맞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학교 앞 금은방에 반지를 맡겼다. 새끼손까락이 허전하다. 있던 것이 없어지면 마음도 허해진다. 이를테면 연결고리가 사라지는 기분.

밤에는 학교 앞 bar에 놀러나갔다. 한 달 만에 술을 마셨다. 들고갔던 봄베이 사파이어 진. 온더록스. 잔의 1/10은 진, 약 6-7/10은 사이다. 30 seconds to mars의 곡이 좋았다. 집에 돌아왔을 때 오른손 손등에 미약하게 발진이 있었다. 그리고 손가락엔 자잘한 생채기들이 나 있었다. 어디에 긁혔는지도 모르게 다쳤고, 옷깃에 쓸릴 때 마다 따가웠다. 그리고 내 마음이 쓰린 일도 있었지.


18일 까지는 꼬박 아홉밤을 더 보내야 한다.
아홉밤을 나는 또 아무렇지 않게 보낼 것이다.
곁에 없으면 아무것도 못 할 것 같은데도, 의외로 시간은 빨리 지나가고 나 또한 별 탈 없이 잘 지내고 있어서

'그냥 그런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젠 어머니와 아버지의 '별 일 없지?' 혹은 '잘 지내니?'라는 문자를 받더라도 아프지도 속상하지도 않다.
더 이상 거짓말을 할 필요도 없어졌다. 정말로 잘 지내고 있어서, 처음부터 아무런 일도 없던 것 처럼 잘 지내고 있어서 '아무렴요'라고 대답하면서 죄악감을 느낄 이유도 없어졌다.


내일은 화분에 물을 주어야 하는 날이다.


그냥
그렇고 그렇고 그런 것 같다.
과거지사.

Posted by Ly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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