雑想/夢物語2008.12.15 05:09
13일, 친구네 집에 갔다. 매주 그래왔듯, 어제도 마찬가지로 하루 밤 자고 올 요량으로 갔다. 크리스마스가 멀지 않아 Glögg를 사 갔다. 물론 일반 매장에서 파는 3도 남짓의 약한 Glögg를 사 갈 수도 있었겠으나, 나는 그냥 무척 취해서 엎어져 자고 싶은 마음이었기에 Systembolaget에서 14,5도짜리를 사 갔다. 술을 마셨다. 머리가 지끈해서 그냥 소파에서 엎어져 잤다. 물론 친구가 자기 할 일을 마치고, 침대로 가서 자, 라고 했기에 침대로 옮겨갔다.

아주 오래된 꿈을 꾸었다. 벌써 약 6-7년은 되었을 법한 꿈을 꾸었다.
중학교 1학년 때부터 내가 졸업할 때 까지 많이 신경을 써 주셨던 국사 선생님께서 꿈에 나왔다. (성함은 생략...신상보호를 위해 -_-;;;;) 왜인지 자꾸만 이동을 하는 꿈이었다. 기차에서 버스로, 버스에서 지하철로, 지하철에서 다시 버스로. 왠지 선생님께서는 내게 하염없이 '어떻게 가는 지 알아?' 라든가 '길 안 헤맬 수 있겠니?' 혹은 '너 길 알고 있지?' 라고 물어보셨다. ...예전의 그 농을 하시는 것과 같은 목소리로, 변함없는 웃음을 지으시며 물었다. 내가 행여라도 길을 잃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노파심에 물어보시듯이, 한참 이동 중일 때, 대화와는 전혀 관계없는 문맥에서 물어보셨다. 나는 '네, 아마도요' 라든가 '어...아마 이쪽이 맞을거예요' 라고 말하면서, 지도를 확인하고 시간표를 확인하곤 했다. 강을 건넜다. 버스를 타고 강을 한 번 건넜고, 지하철을 타고 강을 한 번 건넜다. 자꾸만 멀어지는 풍경이 왜인지 모르게 불안했다. 내가 제대로 가고 있는 걸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 선생님께서는 내가 잘 가고 있는지, 물어보시면서도 결코 내게 길을 일러주시지는 않았다. 진지한 이야기를 하셨지만, 나는 지금 죄다 잊어버리고 말았다. 선생님께서 자꾸만 물어보시던 나의 행방은, 옳았을런지 긇었을런지 알 수 없다. 자꾸만 나는 교통수단을 바꾸어가며 어디론가 향하고 있었다. 오르락내리락하면서 자꾸만 어디론가 가고 있었다. 그런 나를, 선생님께서는 이래라 저래라 단 한 마디도 하지 않으신 채 묵묵히 곁을 지켜주셨다. 나는 그래서, 안심할 수 있었다. 왠지, 이 길이 맞다는 확신이 강하게 들었다.


그 이후로도 꿈을 약 3개는 더 꾸었지만, 이 꿈 밖엔 기억에 남아있지 않다.
...내가 길을 헤매고 있는 거 같다, 아무래도. 예전에도 한참 길을 헤맬 때 이런 꿈을 꾸었는데. 그러고보면 은사님인데, 연락이 끊어져버렸다. 내 잘못...이다만.

오래된 꿈을 꾸고 일어난 나는, 무척 심란했다. 꿈의 내용 탓도 있지만, 그 선생님이 무척이나 뵙고 싶었다.
Posted by Lyn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