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記/近況2008. 11. 17. 22:32
대체 저런 예쁜 말은 누가 만들어 낸 것일런지. 개와 늑대 사이의 시간, 이라니.
그러고보면 G는 항상 이 시간이 되면 불안하고 왜인지 집에 가야만 할 것 같은 기분이라고 말했었다. 그렇지만, 아이러니컬 하게도 그 시간에 우린 만났고, 홍대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그리고 어둠이 내린 뒤 우리는 홍대 앞을 휘적거리며 걸었다. 그 시간의 기록도 고스란히 이 공간에 남아있는데.

15일의 티타임은 내가 귀가한 것이 15시 10분이어 그 후로 약 17시 40분 경까지. 부엌에 마주앉아 해가 지는 것을 보고 있었다. 그 날은, 그 전날 비가 왔던 탓에 하늘이 흐리긴 했지만, 14일보다는 개어있었기 때문에 조금은 다들 기분이 나았던 모양이다. '그래도 오늘은 하늘 조각이 남아 있다'고 상대방이 말했다. 드문드문 갈라진 구름 사이로 하늘이 붉게 물들어 점차 깊은 바다 색으로 변해가는 것을 보았다. 해가 지는 이 때는 무척 예쁘다. 이 시간 만큼은 모든 것이 다 예쁘다. 조금은 아프기도 해서, 눈물이 나도록 예쁘다, 고 말하기도 하지만.
하루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그러고보면 어린 왕자에도 이 시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지. 어린 왕자도 황혼을 무척 좋아했는데. 맑은 날에 해가 저무는 것을 보고 있으면 벅차오르는 기분이랄까. 형언할 수 없는 아름다움에 압도당하는 기분. 어린 왕자는 슬픈 날이면 그 작은 자신의 별에서 수십 번씩이나 황혼을 보았다고 말했다.

3시가 되면 밖에 나가서 내가 좋아하는 언덕에 올라, 4시까지 황혼을 볼 수 있겠지. 30분 동안, 할 일을 얼른 하고 해가 지는 것을 보러 나가야 겠다.
Posted by Ly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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