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記/近況2008.04.14 09:41
12일.
포럼 정기 세미나가 있던 날이었다. 내가 무슨 생각으로 그랬는지 잘 모르겠다. 아무튼 몸 상태도 최악이었고 발표는 무슨……다 말아먹어버렸다. 그 공간이 싫었던 게지. 중간에 E에게 문자를 보내어 '우리 오늘 만날 수 있을까?' 하니, 잠시 후 '왜 안되겠니' 하는 답문. 그리하여 몸이 좋지 않은 E를 위해, 홍대가 아닌 고대에서 만나기로 하였다. 그러고 세미나를 듣고 있노라니 D에게서 전화. 책 좀 사다주지 않으련, 하는 부탁. 그래서 그리하겠노라 말하고, 끝나기 무섭게 나와버렸다. 그 사람들에게 내가 어떻게 보이든간에 나는 그 곳이 숨막힌다. 애거서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의 끝부분에 나온, 미역에 목을 매달아 죽은 사람의 그 것이 내 목에 착 감겨있는 느낌이랄까. 그리하여 신촌에서 5호선을 타고 광화문에서 내려 교보에서 책을 사고, 다시 5호선을 타고 청구역으로 가서 6호선으로 갈아타고 안암역에서 내렸다. 할리스에 가니 E와 D가 있었다. 잠시 앉아있다가 우리가 아는 어떤 사람이 D를 잠깐 만나 YES의 CD 를 건네주며 C에게 전해달랬나보다. D는 내게 수고했다고 밥을 사주마 하여 밥을 먹으러 갔다. 이상하게도, 지난주까지만 하더라도 다 먹을 수 있을 법한 양이었는데, 점심 때도 그랬고 저녁 때도 다 먹지 못하고 남겼다. 진짜 아프긴 아픈가보더라. 그리하여 E가 뭐하지 뭐하지, 하여 우리는 학교 앞으로 넘어왔다.

학교 앞의 그 곳에서 놀고 있다가, D는 귀가하고, 다른 인물이 등장. 그리하여 E와 나는 그를 살짝 골렸다. 우리는 그냥 이것 저것을 이야기 하다가, 자정을 넘겼고, 피곤한 탓에 E와 나는 자리를 떴다. E가 택시를 타고 가는 것을 확인하고 집에 들어왔다. 13일 02시.


13일.
그 인물의 말에 따르자면 '폐인이 된 Z'에게 생사여부 확인 문자를 보냈다. 살아는 있나보다. 근 2달을 못 보고 있으니, 얼굴을 잊어버리겠다 농을 했다. 그리고는 2일동안 4시간밖에 못 잤던 나는 피곤해서 잠들어버렸다.

알람과 자명종 덕택에 7시에 깨기는 했다. 아침 햇살이 쏟아지는 그 모습이 예뻤다. 조금 보고 있다가, 도저히 지금 일어나서는 안약부터 사러 달려나가야 할 것 같아서 눈을 감고 자 버렸다. 다시 일어나니 12시. 그리하여 샤워를 하고 과제를 하나씩 처리하고 있었다. 2시 반경, 온 몸이 다 쑤셔서 '나는 이러고는 못살아!!!'하는 마음에 G에게 문자를 보내 오늘도 일 하냐 묻는다. G가 무슨 일이냐 묻자, 나는 '같이 가고픈 예쁜 까페가 있어서, 보고싶다'고 말한다. G가 흔쾌이 오케이를 해서 17시 30분 상수역에서 만나기로 했다.

나는 여전히 시간 계산을 잘 못해서 15분이나 일찍 도착했고, G는 집을 늦게 나서서 늦게 도착했다. 결과적으로 정확히 1시간을 기다렸다. G를 만나 반가웠으니 그것으로 족한다. 호호미욜에 가서 나는 커피를 마시고, G가 시킨 브라우니를 함께 했다. 사진찍고, 이야기하고, 음악을 듣고 놀았다. G를 만난 것은 9개월 만이었다. 하기야, 1년에 한 번 만나는 친구도 있으니. 그렇지만 G는 어제 만난 이처럼 편하고 좋았다. G또한 그러했기를 바란다. 호호미욜에서 앉아있다가 19시 조금 지나서 일어섰다. 목적도 없이 홍대거리를 터덜터덜 걷다가, 상상마당에도 들어가 보고, 홍대에 자주 오지 않는다는 G에게 내가 자주 지나는 거리를 보여주었다. 그러다가 놀이터를 지나쳐가는데, 어디선가 기타소리랑 노래소리가 들린다. 어디지, 보아하니 놀이터 뒤쪽에서 누군가가 공연을 하나보다.

G와 나는 그 쪽으로 가 보았다. 그랬더니 2인조 남자가, 한명은 노래부르고 한명은 기타를 치고 있었다. 서서 약 1시간 반쯤 공연을 보았다. 일본사람일까, 라고 생각했다. 혼혈일까 일본사람일까 교포일까 하는 이야기를 하다가, 나중에 찾아보지 뭐, 라는 결론. 벤또 라고 한다. 도시락. 귀엽다. 장르는 '한일 비주얼 펑크 밴드'라는데, 이름은 도시락. 위에 올린 계란 모양이 해골 모양이라도 되는걸까, 라고 피식피식. 노래는 좋았다. 무척이나. 노래를 듣고 있노라니 나의 5-6년전 히로들이 생각이 났다. 그 시절 유일했던 나의 아이돌들이. 무척이나 닮았다. 그래서 조금은 마음이 쓰리기도 했다. 1시간 반을 서서 보다가, 이제 끝, 하기에 돌아서서 놀이터를 빠져 나왔다.

저녁을 먹지 않은 탓에 21시 30분경, 우리는 산울림 쪽으로 걸어가서 밥톨에 가서 밥을 먹었다. 이번에도 역시나, 반 밖에 못 먹었다. G는 내일 아침을 위해서, 라고 말하며 내 것도 조금 먹었다. G를 지하철을 태워 보내고 나는 273을 타고 귀가했다. 내일은 M과의 저녁 약속이 있고, 점심은 시간표 탓에 먹지 못하기에 집에 들어오는 길에 빵집에서 빵을 사들고 들어왔다.


외대 앞에 도착한 것이 23시. 집에 얼른 들어가서 빨래를 하고, 쓸데 없는 물건들을 내다 버렸다. 그리고 빨래를 널고 과제를 하고 14일 1시에 잠들었다.


14일.
6시 45분에 깨서 7시 5분 자명종을 꺼 버렸다. 아침해를 보다가 눈이 아파 알람을 맞추고 다시 잤다. 일어나기가 너무 싫어, 결국 8시에 일어났다. 사실, 7시 30분에서 8시까지 잠든 동안 별로 좋지 않은 꿈을 꾸어서, 더 이상 자고 싶지도 않았다. 어차피 오늘은 1,2교시가 없으니까, 라고 안일한 생각을 한다. 오늘 78교시 엑셀 발표할 것을 다시 한번 연습해 보고, 어제 사온 빵에 더불어 커피를 마신다. 네스카페 레드컵 4잔째. 바람이 조금 서늘한 아침이기에 빨리빨리 식어버리고 만다.

그러고보니 아침에 샤워하려고 어제 빨아 둔 수건을 집어 드는데 살짝 축축한 기미. 아아, 이제 더이상 건조하지 않은 것일까 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이따가 10시부터 학교갈 준비를 시작하고, 끝나는 대로 나가서 어제 다 찍어버린 ILFORD 필름을 맏겨야겠다. 그리고 M을 만나고, 집에 들어와 과제를 하고.

내일도, 친구를 만날 예정. 수요일엔 E와 홍대로.

Posted by Ly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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