雑想/夢物語2008.03.15 21:47

어느 날 꿈에 A가 나왔다. 배경은 계절답게 겨울 바다였다. 갈매기 소리와 부서지는 파도소리, 그리고 귓전을 때리는 바람소리. 마치 슬로모션으로 돌아가는 필름처럼 시간이 께느른하게 흐르고 있었다. 나의 약시는 꿈에서조차 그러하여 눈에 들어오는 정경은 마치, 노출과다로 찍힌 필름을 인화한 사진과 같이 부옇고 흐렸다. 눈이 아팠다. 나에게서 서른 발자국 떨어져 바다를 등지고 오후 3시의 태양을 등에 업은 A가, 그 특유의 묘한 표정으로 나를 보고 서 있었다. 나는 눈이 부신 탓에 그의 얼굴이 잘 보이지 않지만 그가 미소짓고 있다는 것을 어렴풋이 알았다. 그가 입을 열더니 나직히 말한다.

"너는 왜 한번도 나를 돌아다 보지 않아?"

그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나는 갑자기 어두운 터널에 갇힌 듯 눈앞이 캄캄하고 귀가 먹먹했다.
충격을 받아 잠에서 깬 나는 침대에 덩그러니 앉아 고개 숙인 채 중얼거렸다.

"……그거, 내가 하고 싶은 말이거든요…?"


Posted by Ly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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