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記/近況2008.07.07 23:42
오늘 '한겨레, 책을 말하다'에 초청받아서 다녀왔다. 나는 풀집회원으로 신청해서 갔다. 사실, 김연수씨는 이름은 많이 들어보았지만 정작 책은 단 한권도 읽어보지 않았다. 6일, 급하게 저녁 때 교보에 나가서 사 온 <여행할 권리>가 처음으로 읽는 책이다. 그것도, 다 읽지 못하고 자리에 참석하게 되어 조금 죄송한 마음이 있었다.
김중혁씨는 지난해 겨울 느즈막이 도서관에서 <펭귄뉴스>를 접하고, 앗 이렇게 재미있는 작가가! 라는 감상이랄까. 이번에 새로 나온 도서 <악기들의 도서관>도 무척 재미있게 읽었다. 사실 두 달 전, 한국문학번역원에서 주관했던 젊은작가 초대전이라는 낭송회에서 유리방패, 라는 작품을 먼저 접했던 경험이 새록새록. 그 때는 기기상의 문제로 인해서 난관을 겪은 김중혁씨였는데, 이번엔 영상을 튼다든가 하는 것은 없었으니까.

두 작가분의 대담은 마치 만담을 보는 것 같았다. 진심인지 농담인지 구분되지 않는 농담이 오고가면서 좌중은 웃음바다였달까. 좋았다, 무척이다. 특히나 김중혁씨를 두 달만에 다시 보게 되어 기뻤다. 하하하...근데 이건 무슨 조화?;; 시월에 스웨덴으로 오신다네?! 그러면 난 감라스탄에서 얼쩡거리고 있다가 만날 수도 있는 것인가!!! 우와!!! (라고는 하지만 스톡홀름이 의외로 넓어서 과연...김중혁씨가 시월부터 2~3달 체류한다 말한 기간내에 우연히 스쳐 지나갈 확률이 얼마나 될 지는...)
옹...가서 만나면 무척이나 좋고 반가울 것 같다. 김중혁씨는 어떨 지 몰라도, 좋아하는 작가를 만나는 것은 언제나 가슴 설래는 일이 아닐까 한다.

홍...
오늘의 행복한 결론은 그리하여, 김중혁씨의 싸인을 받았다!!! 만세!!! 펭귄뉴스 무척 재미있게 봤어요, 라는 말에 펭귄을 그려주셨다!!! 맙소사, 완전 귀여워!!! 감동이었습니다. 흑흑.
김연수씨의 싸인도 받았다. 기자분과 인터뷰 내용에서 말하는 데 내공이...내공이...책을 읽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읽고 싶었다. 시간을 틈틈히 내서라도 읽어야 겠다.
낭독하신 부분을 들으면서 나도 참 여러 가지 생각을 했다. 고개가 끄덕, 하는 내용이었달까.

호호. 사실 김중혁씨의 소설을 읽을 때 마다 드는 생각이지만, 마치...보르헤스나 미하엘 엔데, 브루노 슐츠와 같은 작가들의 이야기를 읽는 것 같달까. (나름 내 기준에서는 환상문학 작가들이다. 무척 좋아한다. 하하하) 장편소설을 준비하고 있다는데, 그 것도 무척 기대되는 바이다. 한국 작가들의 글을 읽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많이 알지는 못하지만, 확실히 김중혁씨는 좋아하는 작가이고, 기대하는 작가이다. 신작이 나온다면 사서 보고 싶다. (사실 동인지나 계간지를 다 사서 모을 수가 없는 형편이기 때문에...)


오늘 두 작가분의 유쾌한 대담에, 꿉꿉한 저녁을 즐겁게 보낼 수 있었다. 이야기를 듣는 동안 습기와 더위를 잊고 있었달까. (장소는 홍대 까페, '창 밖을 봐, 바람이 불고 있어. 하루는 북쪽에서 하루는 서쪽에서' 의 3층 스카이 라운지였다. 에어컨도 없고 나름 열악한 환경이었지만 두 분의 만담같은 대화를 듣고 있자니 더위를 잊었다. 하하)


음...지금 내가 가장 바라는 것은, 스톡홀름에서 김중혁씨를 우연히 만나는 것.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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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ynn*

서울에서 내가 사는 곳이 이문동이라면, 내가 가서 편하게 쉬고 놀 수 있는 곳은 홍대.
이번주에만 벌써 3번이나 다녀왔다. 월, 수, 그리고 오늘 금요일.

그리고, 다음주에도 기회만 된다면 되는 한 많이 가려고 하겠지.


더 길게 무엇인가 쓰고 싶지만, 속에서만 움틀거리는 이 것들을 어떻게 풀어야할지 잘 모르겠어서 그냥 꾹꾹 담아만 둔다. 어떻게 풀어야 할지는 조금 더 고민해 볼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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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홍대
Photo2008.04.21 21:13
ILFORD BLACK&WHITE NEGATIVE
HP5 400/24

080413

AT 놀이터 (in Hong-Dae)


OPEN


20시 30분경 지나가던 놀이터에서 들리던 음악소리.
G와 함께 가 보니 "벤또" 라는 이름의 2인조 밴드가 노래하고 있었다. 그 때부터 "이제 끝"할 때 까지 서서 공연을 보았다. 다시 홍대를 지나다가 노래를 듣는다면 다시금 서서 듣고 싶을 것 같아.
나의 향수를 자극했던 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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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2008.04.21 21:10
ILFORD BLACK&WHITE NEGATIVE
HP5 400/24

080413

AT CAFE HOHOMYOL (in Hong-Dae)

OPEN



G와 함께.
개와 늑대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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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2008.04.21 21:07
ILFORD BLACK&WHITE NEGATIVE
HP5 400/24

080409

AT CAFE BURNING HEART (in Hong-Dae)

OPEN



S와 함께.
비가왔던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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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2008.04.21 21:04
ILFORD BLACK&WHITE NEGATIVE
HP5 400/24

080409

AT CAFE HOHOMYOL (in Hong-Dae)


OP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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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記/近況2008.04.14 09:41
12일.
포럼 정기 세미나가 있던 날이었다. 내가 무슨 생각으로 그랬는지 잘 모르겠다. 아무튼 몸 상태도 최악이었고 발표는 무슨……다 말아먹어버렸다. 그 공간이 싫었던 게지. 중간에 E에게 문자를 보내어 '우리 오늘 만날 수 있을까?' 하니, 잠시 후 '왜 안되겠니' 하는 답문. 그리하여 몸이 좋지 않은 E를 위해, 홍대가 아닌 고대에서 만나기로 하였다. 그러고 세미나를 듣고 있노라니 D에게서 전화. 책 좀 사다주지 않으련, 하는 부탁. 그래서 그리하겠노라 말하고, 끝나기 무섭게 나와버렸다. 그 사람들에게 내가 어떻게 보이든간에 나는 그 곳이 숨막힌다. 애거서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의 끝부분에 나온, 미역에 목을 매달아 죽은 사람의 그 것이 내 목에 착 감겨있는 느낌이랄까. 그리하여 신촌에서 5호선을 타고 광화문에서 내려 교보에서 책을 사고, 다시 5호선을 타고 청구역으로 가서 6호선으로 갈아타고 안암역에서 내렸다. 할리스에 가니 E와 D가 있었다. 잠시 앉아있다가 우리가 아는 어떤 사람이 D를 잠깐 만나 YES의 CD 를 건네주며 C에게 전해달랬나보다. D는 내게 수고했다고 밥을 사주마 하여 밥을 먹으러 갔다. 이상하게도, 지난주까지만 하더라도 다 먹을 수 있을 법한 양이었는데, 점심 때도 그랬고 저녁 때도 다 먹지 못하고 남겼다. 진짜 아프긴 아픈가보더라. 그리하여 E가 뭐하지 뭐하지, 하여 우리는 학교 앞으로 넘어왔다.

학교 앞의 그 곳에서 놀고 있다가, D는 귀가하고, 다른 인물이 등장. 그리하여 E와 나는 그를 살짝 골렸다. 우리는 그냥 이것 저것을 이야기 하다가, 자정을 넘겼고, 피곤한 탓에 E와 나는 자리를 떴다. E가 택시를 타고 가는 것을 확인하고 집에 들어왔다. 13일 02시.


13일.
그 인물의 말에 따르자면 '폐인이 된 Z'에게 생사여부 확인 문자를 보냈다. 살아는 있나보다. 근 2달을 못 보고 있으니, 얼굴을 잊어버리겠다 농을 했다. 그리고는 2일동안 4시간밖에 못 잤던 나는 피곤해서 잠들어버렸다.

알람과 자명종 덕택에 7시에 깨기는 했다. 아침 햇살이 쏟아지는 그 모습이 예뻤다. 조금 보고 있다가, 도저히 지금 일어나서는 안약부터 사러 달려나가야 할 것 같아서 눈을 감고 자 버렸다. 다시 일어나니 12시. 그리하여 샤워를 하고 과제를 하나씩 처리하고 있었다. 2시 반경, 온 몸이 다 쑤셔서 '나는 이러고는 못살아!!!'하는 마음에 G에게 문자를 보내 오늘도 일 하냐 묻는다. G가 무슨 일이냐 묻자, 나는 '같이 가고픈 예쁜 까페가 있어서, 보고싶다'고 말한다. G가 흔쾌이 오케이를 해서 17시 30분 상수역에서 만나기로 했다.

나는 여전히 시간 계산을 잘 못해서 15분이나 일찍 도착했고, G는 집을 늦게 나서서 늦게 도착했다. 결과적으로 정확히 1시간을 기다렸다. G를 만나 반가웠으니 그것으로 족한다. 호호미욜에 가서 나는 커피를 마시고, G가 시킨 브라우니를 함께 했다. 사진찍고, 이야기하고, 음악을 듣고 놀았다. G를 만난 것은 9개월 만이었다. 하기야, 1년에 한 번 만나는 친구도 있으니. 그렇지만 G는 어제 만난 이처럼 편하고 좋았다. G또한 그러했기를 바란다. 호호미욜에서 앉아있다가 19시 조금 지나서 일어섰다. 목적도 없이 홍대거리를 터덜터덜 걷다가, 상상마당에도 들어가 보고, 홍대에 자주 오지 않는다는 G에게 내가 자주 지나는 거리를 보여주었다. 그러다가 놀이터를 지나쳐가는데, 어디선가 기타소리랑 노래소리가 들린다. 어디지, 보아하니 놀이터 뒤쪽에서 누군가가 공연을 하나보다.

G와 나는 그 쪽으로 가 보았다. 그랬더니 2인조 남자가, 한명은 노래부르고 한명은 기타를 치고 있었다. 서서 약 1시간 반쯤 공연을 보았다. 일본사람일까, 라고 생각했다. 혼혈일까 일본사람일까 교포일까 하는 이야기를 하다가, 나중에 찾아보지 뭐, 라는 결론. 벤또 라고 한다. 도시락. 귀엽다. 장르는 '한일 비주얼 펑크 밴드'라는데, 이름은 도시락. 위에 올린 계란 모양이 해골 모양이라도 되는걸까, 라고 피식피식. 노래는 좋았다. 무척이나. 노래를 듣고 있노라니 나의 5-6년전 히로들이 생각이 났다. 그 시절 유일했던 나의 아이돌들이. 무척이나 닮았다. 그래서 조금은 마음이 쓰리기도 했다. 1시간 반을 서서 보다가, 이제 끝, 하기에 돌아서서 놀이터를 빠져 나왔다.

저녁을 먹지 않은 탓에 21시 30분경, 우리는 산울림 쪽으로 걸어가서 밥톨에 가서 밥을 먹었다. 이번에도 역시나, 반 밖에 못 먹었다. G는 내일 아침을 위해서, 라고 말하며 내 것도 조금 먹었다. G를 지하철을 태워 보내고 나는 273을 타고 귀가했다. 내일은 M과의 저녁 약속이 있고, 점심은 시간표 탓에 먹지 못하기에 집에 들어오는 길에 빵집에서 빵을 사들고 들어왔다.


외대 앞에 도착한 것이 23시. 집에 얼른 들어가서 빨래를 하고, 쓸데 없는 물건들을 내다 버렸다. 그리고 빨래를 널고 과제를 하고 14일 1시에 잠들었다.


14일.
6시 45분에 깨서 7시 5분 자명종을 꺼 버렸다. 아침해를 보다가 눈이 아파 알람을 맞추고 다시 잤다. 일어나기가 너무 싫어, 결국 8시에 일어났다. 사실, 7시 30분에서 8시까지 잠든 동안 별로 좋지 않은 꿈을 꾸어서, 더 이상 자고 싶지도 않았다. 어차피 오늘은 1,2교시가 없으니까, 라고 안일한 생각을 한다. 오늘 78교시 엑셀 발표할 것을 다시 한번 연습해 보고, 어제 사온 빵에 더불어 커피를 마신다. 네스카페 레드컵 4잔째. 바람이 조금 서늘한 아침이기에 빨리빨리 식어버리고 만다.

그러고보니 아침에 샤워하려고 어제 빨아 둔 수건을 집어 드는데 살짝 축축한 기미. 아아, 이제 더이상 건조하지 않은 것일까 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이따가 10시부터 학교갈 준비를 시작하고, 끝나는 대로 나가서 어제 다 찍어버린 ILFORD 필름을 맏겨야겠다. 그리고 M을 만나고, 집에 들어와 과제를 하고.

내일도, 친구를 만날 예정. 수요일엔 E와 홍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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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홍대
日記/近況2008.03.31 20:43

어느덧, 3월의 마지막날이다. 2007년을 넘기며 다사다난한 2008년이 될 것 같았는데, 예상은 한치도 빗나가지 않았다. 정말 다사다난한 2008년이다. 12개월중 3개월이 지나가는데, 그 3개월이 마치 반년 처럼 지나간다. 느릿느릿, 많은 일들이 일어나서 버겁게 지나간다.

어떻게 보면 순식간이다. 개강하고 4주가 지나고 벌써 5주째. 조만간 중간고사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참 빨리 지나간다. 그렇다고 갑자기 지구가 자전을 빨리한다든가 느리게한다든가 하는 것은 아닐터인데 말이다.

조만간 S와 만날 약속을 잡았다. 2,3,4일 디기를 간다고 하니 이번 주에는 도저히 무리. 그래서 다음주 수요일에 S의 학교 근처, 후게쯔에 가기로 했다. 사실 홍대보다 상수역에서 더 가깝기는 하지만, 걸어서도 충분히 갈 수 있는 거리이니까. 같이 서울에 사는데, 게다가 난 홍대에 자주 놀러가는데도 만나지 못한다는게 참 아이러니하다. 내가 신촌에 있는 학교에 갔더라면 자주 보았을터이지만 그렇지 않으니말이다. 수시 쓸 때 지금 내가 다니는 학교와 Y대에 원서를 썼는데, 내신 초토화 덕택에 Y대는 1차에서 떨어졌다. 어차피 떨어질 거라 예상했던 바, 크게 상심치는 않았는데 S와 U를 자주 볼 수 없다는 것에 이제서야 마음이 조금 쓰리다. S는 홍대, U는 이대를 다니니 나 또한 신촌에 있는 학교였더라면 지금보다 훨씬 자주 볼 수 있을터인데, 굳이 약속 잡지 않더라도 만날 수 있을터인데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고 이 학교와서 알게 된 사람들이 싫다는 것은 아니다. 좋다. E를 만나게 된 것은 정말 2007년 최고의 일이라 단언할 수 있을정도니까. 그리고, Q와 Z, P, 그리고 D역시 그러하다. 그 외의 이 곳에서 생겼던 일 모두, 알게된 사람 모두 어느 것, 어느 누구와도 바꿀 수 없을 정도로 좋고, 소중하다.


동아리 인준 건으로 조금 속을 앓고 있다. 뭐랄까……지도교수 사인 받는 거야, '나'를 아는 교수님께 가서 부탁하기로 작정했으니 괜찮다만, 동아리 사람들이. 내가 좀 종이호랑이라서 말이다. 속쓰리다. 길 지나가다 보아도, 잡고 인사하지 못하는 것은 내 소심함을 탓해야겠다만, 부디 문자를 보냈으면 답문을 보내달란 말입니다. (泣)


4키로 빠졌다가 다시 2키로 회복. 하하……이 과체중을 어쩌면 좋단 말인가. 이제 옷으로 숨기기 버거워지려 하고 있다. 흐음. 운동이 필요한 걸까, 지금와서 진지하게 고민해 보지만, 체육관을 다닌다든가 할 시간은 없다. 그래서 결국 또 흐지부지. 상상 다이어트가 가능하다면 정말 환상적일텐데, 생각하면서 동시에 머리 속에 먹을 것을 떠올리는 나도 참 한심하다 싶다.



벌써 1년의 1/4가 지나가고 있다. 앞으로 남은 3/4, 후회치 않기를. 그리고 일단은 8월까지 힘내자. 1학기 잘 보내고, 2학기는 새로이 맞이할 수 있게. 공부하는 이유도 조만간 찾을 수 있기를 바라마지않는다. 취직할지 대학원에 진학할지 알 수는 없지만, 어떤 쪽이 되었든, 내가 살아가는 이유는 필요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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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記/近況2008.03.08 02:58

오늘은 1,2 교시가 없는 날이라 늦잠을 잤다. 아주 오랜만에 자는 늦잠이었다, 라고는 해도 9시 전에 일어났다. 8시 30분쯤. 일어나서 주섬주섬 밥을 챙겨먹고 인터넷 뉴스를 죽죽 읽어보고 수업에 나갔다. 3,4 교시는 청강하는 이탈리아어 수업이었다. 08아이들이 무척이나 부러웠다. 그 발랄함과 눈 초롱거림이 부러웠던 것도 있지만, 기실 내가 가장 부러운 것은 '신입생'이라는 타이틀이다. 뭐든지 가능할 것 같았던 그 때를 나는 소모해버렸다. 주워담을 수 없는 그 시간들을 낭비했다. 실패했던 것은 아니다. 그 때의 내가 있기에, 지금의 나는 중앙동아리 회장이라는 차마 스스로 말하기에 부끄럽고 버거운 그 타이틀을 얹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Y의 덕택에 E와 D를 비롯하야, 나를 아끼고 챙겨주는 사람들을 만났으니, '실패'라고 낙인찍을 수 만은 없는 일년을 보냈다. 어느정도는 '1년간 매우 잘 버텨주었다. 나 스스로 수고했다'는 칭찬을 해주고 싶을 정도로 꿋꿋히 버텼다.

3, 4교시 즐거운 수업이 끝나고 전공 수업을 들으러 갔다. 과목은 한영번역의 기초. 몰랐는데 교수가 바뀌어 있었다. 보통 그런 상황이라면 학과장실 조교들이 문자를 날려주어 변경사항을 알려주는게 정석이 아닐까. 스칸디나비아어과에서는 강의실 변경조차 일일히 천사 조교님께서 문자를 날려 알려주시는데, 하물며 교수가 바뀌었는데 연락 한 번 받지 못한 나는 무어란 말인가? 자율전공학부에서 넘어간 것도 아닌데 연락처가 없을리 만무할 터인데 들어가서 내가 보아두었던 교수가 아니어서 당황스럽기도 하고 속이 많이 상했다. 그리고, 결국에는 꾹꾹 눌러두었던 것이 폭발해버리고 말았다.

집에 돌아와 컴퓨터를 들쑤시며 심란한 마음을 가라앉히려 해 보았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러던 차에 싸이월드 방명록에 Y가 글을 남긴 것이 아닌가. 내가 도통 MSN에 들어가지 않기에 안부차 글을 남겼나보다. 그리하여 얼른 댓글을 달고 메신저에 튀어들어가니 아니나 다를까, Y가 있었다. 이야기를 하던 차, 결국 전공 이야기가 나왔다. 나는 왜 방학 내내 전과할 생각을 못하고 멍청하게 그냥 시간표를 짜 버렸던 걸까. 한탄과 한탄을 거듭하다, 결국 울화가 치밀어 Y에게 '나 담배 한대 태우러 잠시 자리 좀 비울게요'라 말하고 베란다로 비척비척 기어나가 담배를 물었다. 속에선 너무 억울하고 열불이 나고 속상하고 내 스스로가 바보 멍청이같아 견딜 수가 없었다. 담배를 태우며 잿빛 한숨을 토해내며 내 이 울증도 얼른 사라져주기를 바랬다.


오늘 그리하여 E와 P와 홍대에서 약속을 잡았다. 만납시다, 라고. 너무 마음이 좋지 아니했던 나는 5시 50분경 집에서 나서서 273번 버스를 타고 홍대로 먼저 갔다. 홀로 앉아 마야코프스키의 시를 읽으며 글을 뱉는대로 적으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가 학원 끝난 E가 오고있다는 말에 한 시간쯤기다렸다가 이리로 자리를 옮겼다. 앉아서 커피를 마시고 있노라니 금새 E가 도착했다. P는 연락두절이어서 어이된 일인가 둘이 궁리를 하다가, 결국 나는 또 전공 이야기로 죽는 소리를 했다. 나는 마음을 정말 많이 앓고 있었다. 싫어하는 과목 두 개를 C+를 받느니 차라리 좋아하는 과목을 듣고 C+을 받고 말겠다는 말을 내 뱉으며 죽네 사네 타령을 해댔다. E 역시 전과의 이야기를 하며 내게 말하길 '너 이번학기 학점 챙기기는 그른 것 같다. 학기 첫 주부터 죽는 소리를 하는걸 보아하니'라고 일침을 가한다. 맞는 말이다. 학점 챙기기는 글러먹었다. 이렇게 학교 가기가 싫었던 적이 없었는데, 어쩌면 이리도 끔찍할까.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다보니 P에게서 연락이 당도하였다. 우리는 학교앞 그 곳이 아니라 이리에 있으니 얼른 오라 하였고 P가 도착하여 커피를 한 잔 비우고, 맥주를 시켰다. E는 기네스 P는 호가든 나는 하이네켄. 아까 먹었던 두통약과 술이 속에서 섞여서 힘들었다. 다시금 머리가 지끈지끈. P가 오기 전에, E가 가져온 레종 나머지를 다 피우고 위의 무과수 마트에 들러 말보로 미듐을 샀다. 민증을 보여달란 말에 다시금 머리가 지끈. 사 들고 내려가던 계단에서 현기증에 구를 뻔 했다. 앉아서 말보로를 뻐끔뻐끔 피우며 술기운이 오르는 것에 다시금 두통을 느꼈다.

앉아 이야기를 하다 1시 30분경 일어나 밖으로 나왔다. 길을 두번 건너는 동안 택시를 다 보내버리고 결국 홍대 역 앞까지 가서 하나 잡아 타고 E부터 집에 갔다.

헤어지고 집에 당도할 무렵 E가 문자를 보내주었다. 고마웠다. 내게도 항상 고마운 E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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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記/近況2008.02.10 23:14

오늘 K의 제안으로 홍대에 나들이를 다녀왔다. 어제도 홍대근처(상수역 부근)에 있다가 왔는데 오늘도 또 다녀왔다. E의 말마따나 홍대는 갈 때마다 마음이 편하다. 여타의 곳들에 비하자면 '낙원'이다. 홍대 나들이의 목적은 싸롱바다비에 가서 공연을 보는 것.

얼마전에 귀국한 K는, 약 2년 또이또이 알고 지냈다고 추측한다. 얼굴을 (직접)보는 것은 오늘이 처음이었다. 다행히도 나는 안면인식기능이 우수하야과히 나쁘지 않은 고로 단번에 K를 알아보았다. 5시 즈음 만나서 밥을 먹자! 하고 어디로 갈까 이야기를 했으나, 나도 K도 홍대에서 '밥'을 먹었던 적이 없어서 어쩌지 하다가 닥치는대로 들어간 곳이 타코 가게였다. 간만에 타코를 먹는데, 매워서 혼났다. K는 매운 것을 좋아한다 하지만, 나는 자극적인 음식은 여전히 힘들다. 매워서 눈물이 날 뻔 했다.

애매한 시간에 간단한 저녁을 다 먹어버려서 어디 들를까 고민하며 바다비쪽으로 걷다보니 어느새 산울림 소극장을 지나치고 있었다. 공연시작은 아직 45분이나 남아있기에, 이리까페쪽으로 되돌아 걸어갔다. 오늘 주말인탓에 이리에 사람이 많을 것 같아서 그 윗 가게인 카카오붐에 들어갔다. 핫 쵸콜렛 with 모카를 주문하고 녹차 트러플을 시켰다. 간만에 밖에서 커피나 알콜성 음료가 아닌 무언가를 마셨다는 것에 큰 의의가 있다. 게다가 나는 쵸콜렛 광이어서 무척 기뻤다.

핫쵸코를 다 마실 무렵 공연시작 17분전. 산울림소극장을 지나 싸롱바다비로 갔다. 내려가는 계단에서 들리는 좋아하는 목소리. 곰팡이꽃이 리허설 중이었다. 착석해서 마지막곡 리허설을 들으며, '공연같은 리허설' 이라는 말을 나누었다. 오늘 공연 시작할 때 관객은 우리를 포함해서 4명. 단촐하고 '소극장'같은 분위기의 공연이었다.

오늘의 라인업은 꿈과 모자(…인지 꿈의 모자인지 기억나지 않는다. 죄송), 곰팡이꽃, 이름을 잊은 솔로분(역시나 죄송), 그리고 부나비. 어제 K의 제안에 동한것은 다름아닌 곰팡이꽃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의 공연을 보는 것이 몇 년 만일런지.

첫 공연은 나쁘지 않았다. 다만, 아직은 조금 미숙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달까. 그래도 간만에 들어서 반가웠던 곡. 마지막에 불렀던 두 곡, '걸어요' 와 '달의 아이들'이 내 취향이었다. 이들의 공연이 끝나고 정리를 하려 할 때 곰팡이꽃이 앵콜을 외쳤다. 그래서 시작된 앵콜곡이 cover 곡인 another sad song. 사실 Bella ciao를 할까 another sad song을 할까 두런두런 하고 있었는데 곰팡이꽃이 Bella ciao를 가지고 저급농담을 한다.(19금 언어이니 생략. 곰팡이꽃 말마따나 무한한 상상력을 펼쳐보아요) 뭔가 마시고 있었으면 사래들지 않았을까. 아니, 그 전에 그 농담을 알아들은 내가 문제가 있는걸까나. another sad song 간만에 들으니 무척 좋았다. K는 미국에 있는 도중에 저 곡을 공연했었다고 한다. K의 연주는 또 다른 느낌일 것 같다.

그 다음 무대는 기다리던 곰팡이꽃. 멘트가 많고……넵. 당신 이제 변태로 낙인찍혔어. 그런 이야기를 장황히 하고나서 '저 그런사람 아닙니다' 하면 먹히지 않습니다. 이미 Bella ciao 때부터 제대로 깨 주셨습니다. 뭐, 그래도 오늘 보러온 소정의 목적은 달성. 이제는 회사를 다니고 있다는 곰팡이꽃. 갑자기 문득, 김상우아저씨가 E의 인터뷰중에 했던 말이 떠올랐다. '저는 홍대에 있는 음악하는 사람들이 모두 직업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라는 말. 곰팡이꽃의 1집은, 벌써 나올시기를 훌쩍 지나고 있다. 그냥 맘 놓고 기다리면, 올해 안에는 나오겠지요. 이래저래 간만에 곰팡이꽃의 노래를 들어서 좋았다. travis 커버곡도 한곡.

다음 무대는 이름을 잊은…그 분의 무대. 무대조명이 어두워지더니 바다비 사장님이 빈 의자를 끌어다 무대에 올려 상을 만드셨다. 그 분이 무대에 올라, 상 위에 정좌 자세로 앉더니 노래를 시작하셨다. 한 곡이 끝날 때 마다 소주를 마시던 그 분의 노래는 참 담담한듯 하면서도 슬펐다. 가사를 써 놓으면 정말로 시(詩)일 것 같다. 그 분의 노래가 참 좋았지만, 낯가림이 심하신듯 하여 앵콜을 못 했다.

마지막 무대는 부나비. K가 오늘 공연을 보고팠던 것은 곰팡이꽃과 부나비이 궁금해서란다. 나는 부나비의 공연을 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 누군가에게서 얼핏 들은 기억은 나지만 확실치는 않다. 부나비의 노래가 오늘 들었던 노래중 아마 제일……한(恨)맺혔다고 말할 수 있겠다. '소리없이 우는 아이'라는 곡이 어찌 그리 슬피 들리던지. 오늘 공연 중 유일하게 일렉기타를 쓴 부나비인데, 소리가 왕왕 울려서 귓전이 따가웠던 것을 빼면, 참 좋았다. 소리만 좀 어떻게 잡아주었으면 더 나았을 터인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공연이 다 끝나고, 간만에 온 바다비에서 나서 밖을 걸었다. K는 홍대에서 또 다른 약속이 잡혀 나는 먼저 집에 가겠노라고 말하고, 홍대입구역에서 헤어졌다. 버스를 타고 돌아오는 길에는 (종로 5가 정도까지) Z와 문자를 했다. 학교 앞까지 헛걸음질을 한 Z가, 마땅히 그 억울함을 토로할 사람이 나 밖에 떠오르지 않았나보다. 하지만 Z 덕택에 나까지 헛걸음질을 하는 것을 막을 수 있어 감사하다고 말을 했다. 오늘도 영화를 본다기에 무얼 볼거냐 묻다가, 나는 오늘 간만에 이와이 슌지를 볼 테요, 라고 말하니 Z도 그의 영화를 본다 말했다. 문득 궁금하여, Z가 가장 좋아하는 감독이 누구냐 물으니 기타노 타케시란다. 이름은 많이 들어보았으나 본 영화가 없어 찾아 보겠노라 말했다. 아마 지금쯤 Z는 영화감상중이 아니려나.

나도 간만에 영화나 한편 보고 잠을 청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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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y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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