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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rap/Book2008.05.15 23:46
자유─제8요일

  조물주는 6일간 일하고, 7일째 되는 날 휴식을 취했다. 인간은 조물주가 아니라서 더 쉽게 피곤을 느낀다. 그래서 토요일도 쉬는 날로 이용한다.
  그런 결정은 최상의 권위에 대한 도전이 아니다.
  '토요일에 쉬니 금요일도 쉴 수 있을 거야.'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 조물주 앞으로 청원서를 올렸다.
  "저는 월요일, 화요일, 수요일, 목요일, 금요일 내내 피곤합니다. 그러니 금요일도 쉬는 날로 허락해주실 것을 정중히 청합니다. 호모 사피엔스 올림."
  답장은 오지 않았지만, 나는 금요일에 쉬어도 좋다는 뜻으로 받아들였다.
  그렇지만 수요일과 쉬는 날인 금요일 사이에 운명의 목요일이 남아 있었다. 일주일 업무를 마감하는 마지막 날은 일에 집중하기가 무척 힘들다. 그래서 나는 이번엔 조금 건방진 태도로 청원서를 썼다.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입니다.(블레즈 파스칼 1623~1662) 그래서 저는 목요일에도 일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수요일 점심때면 일이 끝난다. 하지만 이 수요일은……조물주의 침묵이 내게 용기를 주었다.
  "저는 수요일을 일하는 날에서 제외시켰습니다. 프로메테우스 올림."
  화요일과 관련해서는 드러내놓고 불만을 터뜨렸다.
  "인간! 이 얼마나 자랑스러운 말입니까? (막심 고리키 1868~1936) 화요일은 저의 품위를 모욕하는 날입니다. 저는 화요일을 일하는 날에서 깨끗이 지워버리고, 월요일에 일을 끝내기로 했습니다."
  여전히 답장은 오지 않았고 그래서 월요일을 없애는 것은 더 수월했다. 전보 한 장을 띄우는 것으로 충분했다.
  이제는 일주일에 7일을 놀게 되었고, 나는 내가 일으킨 반란(『반항하는 인간』, 알베르 까뮈 1913~1060)에 자부심을 느꼈다. 그러나 얼마 후 나는 일주일이 7일밖에 안 된다는 것과 내가 7일 이상 쉴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 자유를 그런 식으로 제한하는 것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 나는 조물주에게 다시 전보를 쳤다.
  "지금 당장 제8요일을 만들어주세요!"
  그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것으로 신은 죽었다(프리드리히 니체 1844~1900)고 한 니체의 말을 확신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일주일이 7일뿐이고, 내가 일주일에 7일 이상 쉴 수 없게 된 것은 누구의 책임인가?
  나는 지팡이를 들고 조용히 밖으로 나갔다. 지나가는 이웃 사람이라도 한 방 내려치고 싶었다.
  나의 손해에 대해 누군가는 어떻게든 책임을 져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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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의 국민작가이자 세계문학의 거장이라고 불리우는 스와보미르 므로제크의 단편집, '초보자의 삶(하늘고래 출판사: 2006)'에 수록되어 있는 내용 중 하나. 이 것을 특히 재미있게 읽다 못하여 니체의 인용구 부분에서는 포복절도를 하는 등 밤중 큰 웃음을 선사해 준 작가.
이 이야기 말고도 기지가 넘치고 유머러스하면서도 풍자가 섞인, 한번 잡으면 놓고싶지 않은 단편집. '그래, 바로 이거야!' 하는 내용도 꽤 있다. 카발의 그림도 귀엽고 재미있다.


스와보미르 므로제크, 그에게 관심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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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y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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