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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3.18 하루 24시간 (2)
  2. 2008.02.03 행복하세요?
日記/近況2008.03.18 23:27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하루 24시간. 그렇지만 모두 체감하는 시간은 다르지 않을까. 나에게 하루는 무척 길다. 그렇지만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새 수요일. 밀린 과제는 산더미이다. 7시간 취침이 문제인 것일까. 취침시간을 더 줄여야 하는 걸까 고민을 한다.

하루 24시간, 그 중에서 약 1/3을 악몽에 소비한다.

하루 16시간, 그 중에서 약 1/2를 학교에 붙어서 보내는 시간에 소비한다. 강의를 듣거나, 동방에 앉아있거나, 도서관에 가거나.

하루 8시간, 그 중에서 약 1/2를 컴퓨터 앞에서 보낸다. 블로깅을 하거나, 뉴스를 읽거나, 음악을 듣거나.

하루 4시간, 그 중에서 약 1/2를 과제하는데 소모한다. 때로는 3/4를 소모하기도 한다.

하루 1시간, 내지는 2시간. 공상을 하거나 멍하게 시간을 보낸다. 때때로 글을 쓴다.


결국, 수면시간을 줄이지 않는 이상 이렇게 부족하고 빡빡한 일상이 연달아 찾아올터이고, 버티지 못하면 내가 무너져 내릴 것이다. 하루 24시간, 내게는 너무도 짧은 그 시간을.

오늘은 동아리 모임이 있었다. 그래서 하루 24시간중 11시간을 학교 생활에서 보냈다. 결국 수면시간을 합하면 남는 시간 4시간. 지금 약 30분이 남아있다. 과제를 하고 잠에들고, 다시 악몽을 꾸고 내일 수업을 들으러 가게 되겠지.


나는 올 해처럼, 이번만큼 내 스스로가 안쓰러울정도로 괴로워했던 적이 없었는데. 내 안의 내가 행여나 무너질까, 바스라질까 조심조심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불안하다. 나 스스로의 웃음이 무척 허하다. 공허하고 텅 비어있다. 내가 빈 껍데기밖에 없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손에 넣을 수 없는 것을, 이루어 질 수 없는 것을 나는 간절히 바란다. 바라고 또 바란다.

나의 욕망이 채워지길, 그래서 이 껍질을 관통해 넘쳐나가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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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ynn*
日記/近況2008.02.03 20:31

……행복하세요?




요즘에 폭 빠져서 듣고 있는 노래는 이자람씨가 부른 '미인' OST 수록곡, Belle. 오늘 동생이 서울에 올라왔다. 아침 일찍 올라와서 있다가, 밥을 먹이고 산책을 나갔다가, 저녁을 같이 먹고 방금 기차에 실어 보냈다. 최근 몸 상태가 부쩍 안 좋아졌지만, 그래도 밖에 돌아다니니 좋았다. 동생과 함께 산책을 간 곳은 홍릉 수목원. 겨울이라 봄만큼 예쁘지는 않지만, 그래도 나무를 실컷 볼 수 있는 곳. 필름카메라의 셔터소리가 좋아서, 순식간에 한 롤을 다 써버렸다. 동생은 DSLR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고. 이렇게 같이 놀아보는 것이 얼마만인지 참 까마득하다. 딱히 사이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친하다고 말하기도 조금은 머쓱한 관계이다. 게다가 항상 시간이 맞지 않아서 이렇게 놀아보는 것은 아마도 거의 처음이 아닐까 생각했다. 필름은 나중에 인화를 해 봐야 겠다. 얼마전에 새로 산 G3인데, 아직도 손에 익지 않아서 연습용으로 마구 찍어대고 있기 때문이다.


근 며칠간, E를 만나고, 동생을 만나고, 포럼 사람들을 만나고, 몸은 아프지만 '행복감'을 느꼈다. 어제는 세미나 후에 E를 만나러 간다고 할 때, 비록 그 것이 빈 말이라고 할 지라도 '우리는 친구 아니냐?!' 라고 말해준 사람이 있어서 살짝 감동해서 눈물이 날 뻔했다. 비록 겉치레 뿐일지라고 하더라도 '친구'라고 불러주어 기뻤다. E와 또 다시 홍대의 이리까페에 갔다가 집으로 돌아올 때 버스를 탔다. 항상 앉는 맨 뒤 자리에 앉아서 손 꼭 잡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집으로 오는 길이 좋았다. 이자람씨가 불렀던 Belle을 흥얼거리면서, 웃고, 이야기하고, 기대어서. E가 먼저 내리고 버스가 출발할 때 창너머로 손 흔들고. 내가 딱 내렸을 때 E에게서 문자가 왔다.


'E 앳 홈이예용. 조심해서 들어가요'


행복감으로 충만. 소녀심을 불태우는 E를 보면서 '아아~ 부럽다~'라는 생각도 해 보고, 그렇게 두근두근하는 E를 보면서, 지난 학기 학교에서 어두운 표정을 지었던 E를 생각하면, 참 다행이다라는 생각을 했다. 맘 한켠이 아리는 듯하지만 그래도 행복해 보이는 E를 바라보면, 나도 더불어 기분이 좋아진다. 얼굴에서 구름이 걷힌 것 같아서 보기 좋다. 같이 있으면 마냥 좋다.

요 며칠간 수면 부족으로 인해서 E와 함께 나갔을 때, 깔루아 밀크를 한 잔, 버드와이저를 반 병을 마시고 집으로 들어오는 길에, 선선한 바람이 기분 좋았다. 일상의 소소한 행복.

커다란 기쁨을 바라는 것 보다는, 이렇게 작은 즐거움을 모아서 만끽하는 것이 더 좋다. 너무 많은 것을 바라다가는 눈 앞에 있는 행복을 모두 놓쳐버린다는 것을, 이제는 알기 때문에. 같이 있는 시간이 즐겁고, 아무 말 없이 기대고만 있어도 따뜻한 사람들이 있다는게 너무나도 다행이다. 볼 때마다 반갑고, 헤어지면 또 보고 싶은, 그런 사람들이 있어서 다행이다. 조금은 늦은 감이 있지만, 순간순간을 즐기고 충분히 누릴 수 있는 사람이 되어가는 것 같아 안심했다. 보이지 않는 미래에 대한 초조감에 시달리는 것 보다는, 그런 막연한 두려움은 한 켠으로 밀어두고 몰두할 수 있는 것이 있어서 다행이다.


그래서 나는,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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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y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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