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명'에 해당되는 글 8건

  1. 2010.08.27 [이수명] 슬픔
  2. 2010.07.05 [이수명] 가시
  3. 2009.06.01 [이수명] 어느 날의 귀가
  4. 2009.05.27 [이수명] 꿈
  5. 2008.03.15 [이수명] 얼룩말 현상학
  6. 2008.02.11 [이수명] 또 하나의 탈출
  7. 2008.02.11 [이수명] 비명 소리
  8. 2008.02.06 [이수명] 너의 얼굴
Scrap/Poetry2010.08.27 13:41
위로받고 싶은 사람이 생길 때 비로소 슬픔은 완성된다.

한 고통에 묶여 다른 고통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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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ynn*
Scrap/Poetry2010.07.05 00:23
너의 소름은 너의 가시가 된다.
너의 울혈은 너의 가시가 된다.
너의 기억은 너의 가시가 된다.

너를 키워낸 대지의 탐욕으로
넌 돌아갈 것이고
네가 눈뜨고 있어도 그것은
이해하는 것도
이해받기에도
항상 너무 늦은 것이다.

너는 이제 자신을 핥는 일조차 금지되었다.
너의 그림자를 두 팔로 포옹할 수 없으며
너는 너의 독에 너무 가까이 있다.
너의 가시에 너무 가까이 있다.

그리고
너를 키워낸 대지는 너의 공개처형장에 지나지 않았다.
너의 가시는 너의 소름이 된다.
너의 가시는 너의 피가 된다.
너의 가시는 너의 기억을 응고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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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ynn*
Scrap/Poetry2009.06.01 01:36

집에 도착했습니다.
계단을 오르지 못했습니다.
계단 위에 거대한 얼음 덩어리가 떨어져 있었습니다.
밀어보았지만 꼼짝도 하지 않았습니다.
무엇인가 어른거리는 것이 보였습니다.
무엇인가 얼음 속에 갇혀 있었습니다.
얼음이 녹기를 기다렸습니다.
톱질했습니다.
부서진 얼음을 밟고 올라갔습니다.
집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갇혔습니다.


家に着きました。
階段を上れませんでした。
階段の上に巨大な氷の塊が落されていました。
押してみましたがちっとも動きませんでした。
何かが見え隠れするのが見えました。
何かが氷の中に囚われていました。
氷が溶くのを待ちました。
鋸を挽きました。
砕かれた氷を踏んで上りました。
家の中に入りました。
囚われました。

イ・スミョン/ある日の帰宅


+新しく日本語訳を添えたので更新させて頂きま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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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ynn*
Scrap/Poetry2009.05.27 04:36


그의 꿈과 꿈 사이에 나는 나의 꿈을 놓았다. 나의 꿈과 꿈 사이에 그는 그의 꿈을 놓았다. 꿈과 꿈 사이를 꿈으로 채웠다. 푸른 새벽이면 그 나란히 놓여진 꿈들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밀려갔다. 꿈으로 꿈을 붙잡았다. 꿈으로 꿈을 밀쳐냈다. 밀다가 밀리다가 그의 꿈과 나의 꿈이 겹쳐지면서 꿈은 지워졌다. 나는 비로소 잠에 빠져들었다. 어두운 잠 속에서 꿈은 파도가 밀려간 뒤의 조개껍질처럼 드문드문 흉터가 되어 박혀 있었다.

ポスト作成日:2008年2月6日 13:00

彼の夢と夢の間に私は私の夢を置いた。私の夢と夢の間に彼は彼の夢を置いた。夢と夢の間を夢で埋めた。蒼い夜明には其のぞろりと置かれた夢達が波のように押し寄せてきては遠ざかって行った。夢で夢を攫めた。夢で夢を押し出した。押したり押されたり彼の夢と私の夢が重なり合い夢は掻き消された。私はやっと眠りに付いた。暗い眠りの中で夢は波が引いた後の貝殻のようにところどころ傷跡と成り突き刺されていた。

イ・スミョン/夢


+新しく日本語訳を添えたので更新させて頂きま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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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ynn*
Scrap/Poetry2008.03.15 22:09

너는 얼룩말을 내리쳤다.
얼룩말의 목을 내리쳤다.

너는 이제 없다.

얼굴 없는 얼룩말들이
날마다 속삭이며
떼지어 네게 엉켜들었다.

핑핑 돌아가는 바람개비같이
얼룩말
얼룩무늬들이 빙글빙글
너를 태우고 다녔다.

너를 태운 얼룩말은 시작되지도
끝나지도 않았다.
얼룩말 위에서 너는 시작되지도
끝나지도 않았다.

하나의 얼룩말이
네게 갇힌 후

빠져나가지 못하고 모든
얼룩말들에게
너는 갇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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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ynn*
Scrap/Poetry2008.02.11 17:13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멀었다. 상점들은 문을 닫았다. 어둠 속에서 길은 보이지 않게 구부러졌다. 길을 잡아당기는 내 손은 물집투성이였고, 손톱은 자꾸 부러졌다. 한 발자국 한 발자국 발은 놀란 듯이 땅에 떨어졌다. 발은 힘센 어둠을 밀고 걸어가기가 어려웠다. 거리에서는 한 블록을 지날 때마다 매복되어 있는 짐승을 만났다. 짐승들은 어디선가 갑자기 뛰쳐나와 나를 뛰어넘으며 으르렁거렸다. 나는 가끔씩 뛰었다. 짐승들의 울음소리가 나를 앞질렀다. 나는 뛰었다. 헉헉대며 가까스로 집에 당도해 나동그라졌다. 그때 쓰러진 채 나는 본 적도 없는 거대한 짐승 하나가 내 안에서 뛰쳐나가는 것을 보았다. 그 짐승은 지붕을 넘어 사라졌다. 지붕의 기왓장들 하나하나가 차례로 떨어져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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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ynn*
Scrap/Poetry2008.02.11 17:09
비명 소리를 들었다.

아무도 없는데

빈방인데
빈병들을 일렬로 세웠을 뿐인데

비명 소리를 들었다.

어두웠는데

어두워서
커튼을 조금 열었을 뿐인데

벽을 타고
비명 소리가 마구 올라갔다.
나도 따라 올라갔다

이 벽에 사다리를 걸치고
저 벽에 사다리를 맞추고

입 없는 사다리들

복제된 사다리들

올라가다
사다리를 벽에서 떼었는데

화살들

사방에서 화살들이 날아왔다.
날아와 부러졌다.

비명 소리를 들었다.
내가 지른 비명 소리

부러진 화살의 비명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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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ynn*
Scrap/Poetry2008.02.06 13:06


빌딩들 속에서 너의 얼굴은 둥근 바위와 같았다. 빌딩과 빌딩 사이로 그렇게 천천히 허공을 굴러가는, 허공중에 떠 있는, 멈춰버린 바퀴. 정오였다. 너의 얼굴은 멈춰버린 바퀴였다. 가시덤불을 헤치고 있는 태양이 가시덤불이 되는 시간, 가시들 하나하나가 태양빛이 되어 빛나는 시간, 사람들이 더 이상 굴러가지 않는 바퀴들로 멎고 있었다. 너를 막고 너처럼 허공에 서 있는 군중들. 매달려 있는 도시의 외바퀴들. 너는 그들에게서 빠져나가지 못했다. 네게서는 심한 탄내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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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y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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