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레스 뜨라삐엘요'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08.03.12 [안드레스 뜨라삐엘요] 편지
Scrap/Poetry2008.03.12 07:55


너를 데려가 살
집을 구했어. 집이 커.
오래된 집들처럼, 천장이 높고
바닥에는 노간주나무 널쪽 바닥이 깔려있어,
발로 밟으면, 잠들어 있는
마른 잎사귀 소리가 되살아나. 벽의 황토로 보아서는
이제 여기 붙잡아둘 게
하나도 없다는 것 같아. 책 속에 오랫동안
잊혀져 있던, 부서질 듯 연약한
꽃잎파리들처럼, 여기 모든 것은
노랗게 빛 바래가는 거 있지.
창틀 사이로는
자르지도 않는 장미덩굴이 얽혀있어,
작은 정원에는, 샘이 하나 있고
목동 신의 상이 하나. 그리고 사람들 말이
가끔 구관조들도 찾아온대.
늦가을 추운 달에는
새들의 휘파람 소리를 듣고
너의 눈빛이 되살아나겠지. 그 물빛의
푸르름 속에서, 나는 너와 함께
하루 하루가 죽어가는 것을 볼거야
그 어두운 가구들 속에서
너의 침묵이
먼지가 되어가는 것을 볼거야
그때는, 네가 자리한 곳마다
너의 침묵을 두들기는 빗방울을
보게 되겠지.


 

신고
Posted by Lynn*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