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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3.05 [파울 첼란] 테네브라에 (2)
Scrap/Poetry2008.03.05 15:23

우리가 가까이 있나이다, 주여,
가까이 붙잡을 수 있도록.

벌써 붙잡혀 있나이다, 주여,
서로 움켜잡고 있나이다, 주여, 마치
우리들 각자의 몸이
주 당신의 몸이기라도 하듯이.

기도하소서, 주여,
우리에게 기도하소서,
우리가 가까이 있나이다.

우리는 바람에 비틀비틀 걸어갔습니다,
함지와 화산이 터져 생긴 연못으로
우리는 가 엎드렸습니다.

우리는 물가로 갔습니다, 주여.

그런데 그것은 피였습니다, 그것은,
당신이 흘린 피였습니다, 주여.
피가 빛을 내고 있었습니다.

거기서 우리는 당신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주여.
눈과 입은 헤벌어져 텅비어 있습니다, 주여.
우리는 들이마셨습니다, 주여.
피와 피에 비친 주 당신의 모습을.

기도하소서, 주여.
우리가 가까이 있나이다.


**본 문은 청하출판사 세계문제시인집 제 2집 파울 첼란 詩選의 [죽음의 푸가]에서 발췌했습니다.
**현대 표준어법에 어긋난 표기는 현대 표준어법에 따라 교정했습니다.

**테네브라에 :: 부활절 전 마지막 목·금·토요일에 행하는 예수의 수난을 기리는 아침기도와 찬미가 혹은 라틴말로 <어둠>이란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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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y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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