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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3.21 [롤랑 바르뜨]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사랑
Scrap/Book2008.03.21 08:18

글쓰기ÉCRIRE. 한 편의 '창작물'(특히 글쓰기)로 사랑의 감정을 '표현하려는' 욕망이 야기하는 속임수, 갈등, 막다른 길.



3. 나는 '내 자신에 대해 글로 쓸 수 없다.' 그렇다면 자신에 대해 글을 쓸지도 모르는 이 나는 누구일까? 글쓰기 안에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글쓰기는 그를 움츠리게 하며, 쓸모 없게 만들 것이다. 그리하여 점진적인 하락이 일어나고, 그 사람의 이미지마저도 조금씩 거기 연루되어(무엇인가에 '대해' 쓴다는 것은 곧 그것을 시대에 뒤지게 하는 것이다) '무슨 소용이 있단 말인가' 라는 혐오감어린 결론만을 낳게 한다. 이렇듯 사랑의 글쓰기를 봉쇄하는 것은 표현성에 대한 환상이다. 작가인 나, 또는 그렇다고 생각하는 나는 언어의 '효과'에 대해 계속 잘못 생각한다. 나는 '고통'이란 말이 그 어떤 고통도 표현하지 못하며, 따라서 그 말을 사용한다고 해도 아무것도 전달하지 않으며, 더 나아가 짜증나게 하리라는 것을 알지 못한다(우스꽝스럽다고까지는 말하지 않더라도). 그러므로 누군가 내게 자신의 '진지함(sincérité)'을 매장하지 않고는 글을 쓸 수 없다는 것을 가르쳐 주어야 한다(언제나 뒤를 돌아다보지 말라는 오르페우스의 신화를 상기할 것).  (후략)


5. 그 사람을 위해 글을 쓰지 않으며, 내가 쓰려고 하는 것이 결코 사랑하는 사람의 사랑을 받게 하지 않으며, 글쓰기는 그 어떤 것도 보상하거나 승화하지 않으며, 글쓰기는 당신이 없는 바로 그곳에(là où tu n’es pas) 있다는 것을 아는 것, 이것이 곧 글쓰기의 시작이다.


Rorand Barthes
Fragments d'un discours amoureu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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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y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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