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팡이꽃'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8.02.14 08/02/14
  2. 2008.02.10 08/02/10
日記/近況2008.02.14 20:19
하하하하하하하. 심장이 아직도 마구 뛴다. 오늘이 며칠인지 조차도 기억이 안나서 휴대전화로 확인하는 센스(수강신청하는 날은 웬만하면 날짜 잊지 않는데 방금 사건의 충격 최고였다).


--

오늘은 2008학년도 01학기 수강신청일이다. 10시에 열리기 때문에 9시 30분쯤 PC방에 가서 앉았다. 집에서 하면 좋을텐데, 집 인터넷이 종종 말썽을 부리는 것은 말할 나위도 없고 컴퓨터 자체의 상태도 많이 나쁘다. 그래서 아침에 슬렁 챙겨입고 나갔다. 앉아서 E의 블로그를 죽 읽다가 수강신청 시간이 되어서 신청을 했다. 뭐랄까, 혼자서는 도저히 10과목을 잡을 자신이 없어서 친구들에게 부탁을 하였다. 인터넷으로 글씨를 읽는 것을 참 못하기 때문에(읽은 행을 또 읽는 행동을 비롯하여 사선으로 이어 읽기 등등 골고루 한다) 나 혼자 하면 전공만 잡아도 성공이겠다는 생각을 한다. 여하튼 아침 일찍부터 나 때문에 고생한 친구들에게 진심으로 고맙다.

그래서 만들어진 2008학년도 01학기 시간표. 청강하는 것 까지 포함해서 최종판 시간표이다.

본다

더 말할 것도 없이 제1전공영어통번역학이다. 이번학기에 실은 통역듣기 수업을 듣고 싶었으나 조성은교수님 수업은 시간이 맞지 않았고, 홍영주교수님 수업은 듣느니 죽어버릴테다하는 심정이고 다른 수업은 제1전공학생들을 위한 수업이 아니어서 결국 통역듣기는 신청할 수가 없었다. 조금 많이 아쉽다. Matt의 수업은 이번학기에 듣지 않는다. 작년 1년을 안면을 익히고 괴롭혔는데 2학년 올라가면서 듣지 못하다니 꽤 많이 아쉽다. Y와 MSN 대화할 때 이 말을 하니 Y 왈 "인연은 만들기 나름이지." ……고로, Matt교수님, 다음학기에도 꾸준히 달라붙겠습니다. 내치지만 말아주세요.

이중전공스칸디나비아어과. 저 것만 보면 스웨덴어과지 어딜봐서 스칸디나비아어과냐! 싶으시다면……시간이 맞지 아니하여 노르웨이어와 덴마크어를 끼워 넣을 수가 없었다. 3학년이나 되어서 꽉꽉 끼워넣어서 들어야 초급/중급을 다 듣고 졸업할 수 있을 것 같다. 교양도 아니고, 자선도 아니고 이중전공을 청강하는 것은 좀 많이 손해잖는가. 영 안된다면 청강을 하겠지만.

영·미문학번역은 번역이 들어가는데 통번역학과 수업이 아닌가? 한다면,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만……. 김근평교수님이 강의하시는 영문학과 2학년 전공수업이다. 학점교류? (나의 경우에 한해서는)그런거 없다. 젠장, 항상 내가 듣고싶은 영문학과 수업은 학점교류가 되지 않는다. 아. 07학년도 01학기때 들었던 김채남교수님 수업은 됐었다. 30명 정원이었는데 인자하신 교수님의 사인남발 + 자애로운 영문학과 조교님들 덕택에 60명이 들었던 수업. 사인 받아서 들었는데, 중간고사 시험지에도 구멍 한개 기말고사 시험지에도 구멍 한개를 뻥 뚫어놓아서 B+을 받았던 비운의 수업.

미학의 이해 교양은 지난학기에 A+을 받았는데 청강하는 이유가 무엇이냐 하면……점수와는 별개로 내가 이해못한 개념이 있었다. 그걸 이해하기 위해서, 다시 들을 생각이다. 사실 지난학기 거의 1달을 휴일겹치고 시험이다 뭐다 해서 쉬는 바람에 진도가 지지부진하게 나갔던 탓에 나까지 조급증걸려서 제대로 못 짚고 넘어갔던 것일게다. 그리하여 청강. 밖에서 선생님을 만나면 또 내게 "아영아 이번 수업을 어떻게 할까?" 라고 묻지는 않으시겠지. 설마.

청강하는 과목 중에 뜬금없는 이탈리아어, 그것도 이탈리아어과 전공은 무엇인가? 하면…우리 학교는 실용외국어 학점을 8학점을 채워야 한다. 1학년 때 멋모르고 이탈리아어를 1년 신나게 들었는데, 2학기가 끝날 말엽에 알았다. 2학년 때 연계해서 들을 수 있는 수업이 없다는 것을. 그래서 작문 하나 제대로 못하는데, 그건 차마 배웠다 말할 수 없이 참괴스럽다는 이유와 이탈리아어가 재미있었다는 이유에 청강을 하려 한다. 그리고 아까 심장떨린 이유는 바로 이 과목 청강에 관련된 것이다. 10시 5분경에 수강신청을 죽 마무리하고, 고민고민하다가 초급시청각이탈리아어 담당 교수님(Vincenzo Fraterrigo)메일을 보냈다. 영어로 '교수님 실용외국어를 1년 들었는데 연계 과목이 없어서 그러니 1학년 신입생 수업을 들어도 될까요? 재수강대상 수업은 제가 못 따라갈 것 같아요.' 라는 요지로. 그랬더니 18시 58분(시간도 안 잊는다), 모르는 휴대전화 번호로 전화가 왔다. 뭔가, 또 스팸인가 싶어 1초간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보통 스팸은 이러면 그 쪽에서 알아서 끊더라). 그렇지만 상대역시 아무말 없고, 끊지도 않기에 '여보세요'라 했다. 수신기 넘어로 들리는 어눌한 한국어. 그리고 최근에 놀랄 일이 없던 나는 정말 숨이 넘어가게 놀라서 심장이 뒤집히는 줄 알았다.

"여보세요? 이탈리아어과 Vincenzo 교수인데요."

어버버버버. 교수님 한쿡어 매우 능숙하시군요. 나이샷………(爆)
교수님께서 처음에 이야기를 꺼낸 것은 '메일 보냈죠? 지금 봤는데, 이탈리아어 수업을 1년간 들었다구요' 였다. 그래서 나는 상대가 교수님이었는데도 불구하고 (혼비백산해서)외국인 친구와 있을 때 처럼 천천히 쉬운말로 대답했다. 이를테면 '연계과목'이라는 단어 대신에 '2학년이 되어서 계속해서 들을 수 있는 과목'이라는 식으로. 그런식으로 몇 마디를 주고 받다가, 교수님이 잠시 뜸을 들이신다. 손에 식은땀이 잔뜩. 그러더니 교수님 왈 "그래요, 그러면 1학년 수업 들어요." 나는 혹시 거절하시는건 아닌가 싶어 심장의 두근거림을 주체할 수가 없었던 나머지 그 말을 듣는 순간 "네, 감사합니다. 안녕히계세요" 이래버렸다. 교수님께서 전화를 끊는 것을 기다린 후에 폴더를 덮었다. 지금까지도 그 여파로 심장이 두근두근하다. 그래도 다행히도 수락해 주셔서 이탈리아어 수업을 마저 들을 수 있을 것 같다. 그건 많이 기쁘다. 아주 많이 기쁘다.

실용외국어가 프랑스어인 이유는, 이탈리아어가 없어서 + 프랑스어 배우고 싶었는데 이번 기회로 배우자 라는 마음이다. 졸업하시는 동아리 선배중에 프랑스어과 선배가 한 분 있는데, 학기 중에 계속 붙들고 늘어지는 것 같아서 죄송한 마음에, 결국 내가 배우자라는 길을 택했다. 많은걸 바라지 않는다. 어린왕자를 원서로 읽을 정도만……이면 좀 많은가.

그래서 2008년 01학기. 내가 배우는 언어는 영어/스웨덴어/프랑스어/이탈리아어 이다. …무척이나 외대스러운 시간표이지 아니한가. 여기에 노르웨이어나 덴마크어가 함께 했다면 더욱 환상적이였을터인데 말이다. 게다가 그 번외로 내 스스로 하는 공부는 일본어가 있고, 주변에서 이리저리 주워듣는 서반어아까지 합하자면, 4+2이다. 많은걸 바라지 않는다. 단지 내 머리가 과부하걸려서 미쳐버리지만 않기를 바랄뿐이다.

수강신청에 관련하여 끝나고 집부 친구와 살짝 이야기를 했는데, 집부 친구왈 이번에 자율전공학부에서 23명이 우리과로 넘어와서 원래 통번과 애들이 수강신청 심하게 말렸다고 한다. Q가 가장 친하게 지내는 선배이긴하지만, 자전에 대해서는 쓴 소리 할 수 밖에 없다. 인원제한도 안 두고 무조건 받아들이는건가, 아니면 23명이나 TO를 열어두는 것인가? 미안한 말이지만, 우리과는 전공 특성상 학생이 많으면 서로 마이너스가 되는 과이다. 그런데 원래 통번과 + 자전 통번과 합치면 훌쩍 50명이 되어버리는, 서양어대학내의 큰 과에 맞먹는 과가 되어버린다. 이러고 나서 20명 30명 인원제한 둔 수업에 사인받아 들어와서 20명 제한이 30명, 30명 제한이 40명이 되어버리면 수업에 의미가 없잖는가. 그렇다고해서 수업의 수가 늘어나는 것도 아니다. 교수를 더 많이 채용해서 수업을 더 늘리면 50명이 되든 60명이 되든 큰 불만의 말이 없을거라 생각한다. 그렇지만, 그런 것이 미비한 상태에서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이기만 한다면 원래 통번과였던 아이들은 1학년때는 자전애들에게 치이고 2학년때는 자전에서 넘어온 자전 통번과 애들에 또 치이게 된다. 제발 이 문제좀 어떻게 해결해 주었으면 한다. 전공 신청할 때 마다 심장이 떨린다.


오늘 우리 학교 새내기들 OT? 아무튼 그런걸 하더라. 올림픽경기장에 몰아넣고 무언갈 하는 모양이던데 소녀시대가 게스트로 온단다(사실 이미 끝났으니 왔었단다). 갈까말까 한참을 고민하다가 새내기들의 숫자+놀러가는 재학생들 이라는 인파에 질려서 꼼짝도 안했다. 사실 소녀시대보다는 서반아어과 춤패TUNA(항상 튜나가 아니라 뚜나라고 해명한다)가 무대에 올라가는 것 같아 그걸 보고 싶었지만, 역시 인파는 질린다. 학교 축제 때나 제대로 봐야지 싶다.


실은, 수강신청을 끝내고 명동쪽으로 가서 마구 쓸만한 가방을 사러 가려 했었다. 생각해보니 2월 14일은 발렌타인데이가 아닌가. 안그래도 치이는 명동에 오늘 갔다가는 분명 뼈가 으스러지겠다 싶어서 보류하고 대전집에 내려가서 사기로 마음먹었다. 16일에 대전집에 내려갈 때 집이 좀 많겠다 싶은데 어쩌겠는가. 1주일을 일본에서 보낼건데.

그 대신 일본에 갈 준비를 위해서 환전을 했다. 우리은행에서 환전을 했다. 요즘 그 은행이 내 주거래 은행(이라고 말하기 좀 그렇지만 아무튼 그러하다)이니까. 환율이 다행히도 800원선으로 떨어져서(라고 말해도 거의 900원이다) 9만원으로 1만엔을 손에 쥘 수 있었다. 배 값을 싸게 하기 위해서 재학증명서도 한장 끊고. 여권의 개인정보란도 슥 복사하고. 이제 진짜 일본에 가는구나, 싶은데 역시 혼자 외국에 나가는건 처음이라 걱정이 되긴 한다. 길 잃고 사투리 못 알아듣는 문제보다 꼭 들고가야 하는 것을 빠뜨리고 갈까, 그게 제일 큰 걱정이다. 하도 어벙해서 말이다.


내일 포럼 조별 모임을 위해 책을 읽어야 한다. 다시 읽어서 정리해야 한다. 표/자료 정리 등등등. 그렇지만 정말 머리가 쪼개지도록 읽기 싫다. 14시에 모인다고 하는데 정말 지난번처럼 시간낭비 안하고 잘 할 것인가. 도저히 믿음이 가지 않는다. 한번 질리고 나니 수습이 안된다. 나의 이런 단점을 고쳐야 할 터인데 말이다.


오늘은 12회 한국언론학회 대학원 컨퍼런스가 있는 날이다. 그리하여 E도 D도 학교 근처에 없다. 지금 아마 신방과 내가 얼굴을 아는 분들이 평창에 가 계실터이다. 조금 부럽기도 하고, E가 없으니 적적하기도 하다. Z는 답사가 끝났을까 조금 궁금하기도 하지만, 딱히 물어보고픈 생각은 없다. 오면 언젠가는 보겠거니 싶은 마음이라서.


벅스를 동생이 대신 결제했다. 자기가 답답해서 못 참았나보다. 하기야 지난 5개월을 내가 꼬박꼬박 했었으니, 갑갑할만도 하지. 동생은 야자중일터라 그 시간동안엔 내가 듣는다. 오늘 계속 듣는 노래들은 '브로콜리 너마저'의 EP, '곰팡이꽃'의 EP, '루시드폴'의 국경의 밤.

신고
Posted by Lynn*
日記/近況2008.02.10 23:14

오늘 K의 제안으로 홍대에 나들이를 다녀왔다. 어제도 홍대근처(상수역 부근)에 있다가 왔는데 오늘도 또 다녀왔다. E의 말마따나 홍대는 갈 때마다 마음이 편하다. 여타의 곳들에 비하자면 '낙원'이다. 홍대 나들이의 목적은 싸롱바다비에 가서 공연을 보는 것.

얼마전에 귀국한 K는, 약 2년 또이또이 알고 지냈다고 추측한다. 얼굴을 (직접)보는 것은 오늘이 처음이었다. 다행히도 나는 안면인식기능이 우수하야과히 나쁘지 않은 고로 단번에 K를 알아보았다. 5시 즈음 만나서 밥을 먹자! 하고 어디로 갈까 이야기를 했으나, 나도 K도 홍대에서 '밥'을 먹었던 적이 없어서 어쩌지 하다가 닥치는대로 들어간 곳이 타코 가게였다. 간만에 타코를 먹는데, 매워서 혼났다. K는 매운 것을 좋아한다 하지만, 나는 자극적인 음식은 여전히 힘들다. 매워서 눈물이 날 뻔 했다.

애매한 시간에 간단한 저녁을 다 먹어버려서 어디 들를까 고민하며 바다비쪽으로 걷다보니 어느새 산울림 소극장을 지나치고 있었다. 공연시작은 아직 45분이나 남아있기에, 이리까페쪽으로 되돌아 걸어갔다. 오늘 주말인탓에 이리에 사람이 많을 것 같아서 그 윗 가게인 카카오붐에 들어갔다. 핫 쵸콜렛 with 모카를 주문하고 녹차 트러플을 시켰다. 간만에 밖에서 커피나 알콜성 음료가 아닌 무언가를 마셨다는 것에 큰 의의가 있다. 게다가 나는 쵸콜렛 광이어서 무척 기뻤다.

핫쵸코를 다 마실 무렵 공연시작 17분전. 산울림소극장을 지나 싸롱바다비로 갔다. 내려가는 계단에서 들리는 좋아하는 목소리. 곰팡이꽃이 리허설 중이었다. 착석해서 마지막곡 리허설을 들으며, '공연같은 리허설' 이라는 말을 나누었다. 오늘 공연 시작할 때 관객은 우리를 포함해서 4명. 단촐하고 '소극장'같은 분위기의 공연이었다.

오늘의 라인업은 꿈과 모자(…인지 꿈의 모자인지 기억나지 않는다. 죄송), 곰팡이꽃, 이름을 잊은 솔로분(역시나 죄송), 그리고 부나비. 어제 K의 제안에 동한것은 다름아닌 곰팡이꽃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의 공연을 보는 것이 몇 년 만일런지.

첫 공연은 나쁘지 않았다. 다만, 아직은 조금 미숙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달까. 그래도 간만에 들어서 반가웠던 곡. 마지막에 불렀던 두 곡, '걸어요' 와 '달의 아이들'이 내 취향이었다. 이들의 공연이 끝나고 정리를 하려 할 때 곰팡이꽃이 앵콜을 외쳤다. 그래서 시작된 앵콜곡이 cover 곡인 another sad song. 사실 Bella ciao를 할까 another sad song을 할까 두런두런 하고 있었는데 곰팡이꽃이 Bella ciao를 가지고 저급농담을 한다.(19금 언어이니 생략. 곰팡이꽃 말마따나 무한한 상상력을 펼쳐보아요) 뭔가 마시고 있었으면 사래들지 않았을까. 아니, 그 전에 그 농담을 알아들은 내가 문제가 있는걸까나. another sad song 간만에 들으니 무척 좋았다. K는 미국에 있는 도중에 저 곡을 공연했었다고 한다. K의 연주는 또 다른 느낌일 것 같다.

그 다음 무대는 기다리던 곰팡이꽃. 멘트가 많고……넵. 당신 이제 변태로 낙인찍혔어. 그런 이야기를 장황히 하고나서 '저 그런사람 아닙니다' 하면 먹히지 않습니다. 이미 Bella ciao 때부터 제대로 깨 주셨습니다. 뭐, 그래도 오늘 보러온 소정의 목적은 달성. 이제는 회사를 다니고 있다는 곰팡이꽃. 갑자기 문득, 김상우아저씨가 E의 인터뷰중에 했던 말이 떠올랐다. '저는 홍대에 있는 음악하는 사람들이 모두 직업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라는 말. 곰팡이꽃의 1집은, 벌써 나올시기를 훌쩍 지나고 있다. 그냥 맘 놓고 기다리면, 올해 안에는 나오겠지요. 이래저래 간만에 곰팡이꽃의 노래를 들어서 좋았다. travis 커버곡도 한곡.

다음 무대는 이름을 잊은…그 분의 무대. 무대조명이 어두워지더니 바다비 사장님이 빈 의자를 끌어다 무대에 올려 상을 만드셨다. 그 분이 무대에 올라, 상 위에 정좌 자세로 앉더니 노래를 시작하셨다. 한 곡이 끝날 때 마다 소주를 마시던 그 분의 노래는 참 담담한듯 하면서도 슬펐다. 가사를 써 놓으면 정말로 시(詩)일 것 같다. 그 분의 노래가 참 좋았지만, 낯가림이 심하신듯 하여 앵콜을 못 했다.

마지막 무대는 부나비. K가 오늘 공연을 보고팠던 것은 곰팡이꽃과 부나비이 궁금해서란다. 나는 부나비의 공연을 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 누군가에게서 얼핏 들은 기억은 나지만 확실치는 않다. 부나비의 노래가 오늘 들었던 노래중 아마 제일……한(恨)맺혔다고 말할 수 있겠다. '소리없이 우는 아이'라는 곡이 어찌 그리 슬피 들리던지. 오늘 공연 중 유일하게 일렉기타를 쓴 부나비인데, 소리가 왕왕 울려서 귓전이 따가웠던 것을 빼면, 참 좋았다. 소리만 좀 어떻게 잡아주었으면 더 나았을 터인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공연이 다 끝나고, 간만에 온 바다비에서 나서 밖을 걸었다. K는 홍대에서 또 다른 약속이 잡혀 나는 먼저 집에 가겠노라고 말하고, 홍대입구역에서 헤어졌다. 버스를 타고 돌아오는 길에는 (종로 5가 정도까지) Z와 문자를 했다. 학교 앞까지 헛걸음질을 한 Z가, 마땅히 그 억울함을 토로할 사람이 나 밖에 떠오르지 않았나보다. 하지만 Z 덕택에 나까지 헛걸음질을 하는 것을 막을 수 있어 감사하다고 말을 했다. 오늘도 영화를 본다기에 무얼 볼거냐 묻다가, 나는 오늘 간만에 이와이 슌지를 볼 테요, 라고 말하니 Z도 그의 영화를 본다 말했다. 문득 궁금하여, Z가 가장 좋아하는 감독이 누구냐 물으니 기타노 타케시란다. 이름은 많이 들어보았으나 본 영화가 없어 찾아 보겠노라 말했다. 아마 지금쯤 Z는 영화감상중이 아니려나.

나도 간만에 영화나 한편 보고 잠을 청해야겠다.

신고
Posted by Lynn*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