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感想/其の他'에 해당되는 글 5건

  1. 2015.05.08 스피킹인텅스
  2. 2009.02.02 교회
  3. 2008.09.14 Magasin 3, Christian Boltanski
  4. 2008.07.19 [Cirque Eloize] Nebbia
  5. 2008.03.30 뮤지컬 햄릿 Season 2
感想/其の他2015.05.08 19:23

 

스피킹인텅스 Speaking in Tongues - 잃어버린 자들의 고백

 

무언가를 상실한 아홉 등장인물의 이야기. 올해가 초연.

 

레온/닉 역에 강필석과 이승준이, 피트/닐/존 역에 김종구와 정문성이, 쏘냐/발레리 역에 강지원과 전익령이, 제인/사라 역에 김지현과 정운선이 캐스팅되었다. 지금까지 내가 본 배우는 강필석, 김종구/정문성, 전익령, 김지현/정운선. 조만간 전 캐스팅을 다 보지 않을까. 뭐 아직 두 번 밖에 안 봤고, 5월 1일부터 7월 19일까지하는 만큼 1)시작한지 얼마 안 됨 2)끝나려면 멀었음-이니.

 

무척 흥미로운 극이었으나 그다지 유쾌할만한 소재는 아니다. 외도라든가. 어딘가 어그러진 사람들의 이야기이니 유쾌하려야 유쾌할 수 없겠지. 그리고 나도 길지도 짧지도 않은 인생을 살면서 평탄하다고만은 할 수 없는 삶을 살았으니까. 여러 등장인물들에게 여러모로 감정이입을 하고 내 자신을 연소시키면서 봤다.

 

그나마 가장 이입이 덜 됐던 배역이 닉. 닉은 사실 내가 이입하고 뭐 하고 할 여지가 없이 접점이 없었어. 가장 많이 이입-했다고 해야하려나 감정 소모가 컸던 배역은 제인. 제인은…나의 거울같은 그런 느낌이어서 깨부수고 싶었다. 그래 내 내면엔 저런 사람이 살고 있지, 난 네가 싫어. 그리고 사라 또한.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사라와 닐 모두에게 깊이 공감했다. 쏘냐와 발레리는 내게 비수를 던졌고. 나머지 배역들은 그냥저냥.

 

말로 설명하자니, 설명을 잘 못하는 내겐 너무나도 어렵구나. 얼기설기 얽힌 관계 속에서 느껴지는 긴장감이 이 연극의 묘미라고 할 수 있겠다. 다른 이야기가 다른 공간(그러나 무대 위에서는 하나의 공간)에서 동시에 진행되는 특징이 있어 처음에는 다소 혼란스러웠으나, 금세 적응했다. 겹쳐지는 대사와 겹쳐지는 제스처들. 그런 와중에도 엇갈리는 대사들이 흥미롭다. 잘 포개어진 듯해도 잘 들여다보면 엇나간 것 같은 그런…?

 

내가 감정 소모를 크게 하면서 봤던 부분이라면 역시 자존감에 대해 얘기하는 부분이려나. 쏘냐와 제인이 술집에서 만나고, 이 둘이 얘기를 하는데 제인이 '여자들이 그런 게 있잖아요, 뭐든 자기 잘못 같고' 라고 하면 쏘냐가 '자존감이 낮은 사람일수록 더 그런 경향이 있죠' 하는 흐름의 대화를 나누는데 그 대사가 내겐 너무 아팠다. 요즘 내가 살아있는 것 자체가 죄스럽게 느껴져서. 그게 다 자존감이 바닥이라 그런 것도 잘 알고 있어서. 정확히 말하자면, 아픈데 원인은 모르겠고 죽을 것 같았는데, 이 대사를 듣고 아 그래서 내가 그랬구나! 하고 깨달았다는 게 더 맞는 말이겠지. 이젠 돌이킬 수도 없을 정도로 망가져버린 내 자존감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도 모르겠는데 연극에서 이런 대사가 나오면 나는 정말 어떡하란 말입니까.

 

제인이 하는 얘기 중에 옆집 부부인 닉과 파울라 얘기가 나온다. 1막의 마지막에서 제인은 자신에게 돌아온-정확히는 자신의 외도를 용서하기 위해서는 아이가 필요할 것 같다고 말하면서 돌아온 남편에게 옆집 부부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설명은 귀찮으니 궁금하시면 스피킹 보세요. 아무튼 그 얘기의 마지막에 파울라는 남편에게 '당신이 그랬느냐'고 묻고 닉은 아니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파울라는 그것만으로 충분했던 것이다, 닉이 여자를-발레리를 죽이지 않았다는 확신을 갖는데에. 제인은 피트에게 말한다. 당신이 만약 살인 용의자로 지목되고, 모든 상황이 당신에게 적대적으로 돌아간다면 나는 그것 이상이 필요했을 거라고. 확신을 가질만한 무언가가 필요했을 거라고. 하지만 그런 게 아니라고. 말만으로 충분해야 하는 거라고. 그래, 내게도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던 시절이 있었지, 하고 정말 너무너무 아팠다. 모든 상황이 내가 아끼던 사람에게 적대적으로 돌아가도 나는 그 사람의 말만으로 충분했지. 아니라던. 아니었다던, 말만으로도 충분했었는데. 결국엔 그것마저도 거짓이었지만. 씁쓸하다. 여하간 여기서 비수를 엄청 세게 맞아서. 곰곰히 돌이켜 생각하면서 울었다. 울 수 밖에 없었다. 그래 내가 만약 그때 좀 더 현명하게 굴었더라면-하지만 그때 내게는 그럴 용기도 없었고, 그렇게 해서는 안 될 더 큰 이유가 있었지. 그래서 나는 어리석은 선택을 했고, 그리고 결국 궁극적으로는 닐에게도 공감하게 만드는 사건이, 내가 아꼈던 사람 덕분에 생겼다.

 

닐은 사라의 전 연인이다. 둘은 약혼했던 사이로 어느 날 문득 사라가 유럽여행을 떠나 영영 돌아오지 않는다. 닐-아마도 갈색브로그를 신었을 그 남자-은 사라에게 줄기차게 집착하며 대답을 원한다. 왜였냐고. 왜였냐고. 나 역시. 왜였냐고, 왜 그랬어야만 했느냐고 여전히 의문을 품고 있다. 지금와서는 정말 공허하기 짝이 없는 질문이 아닐 수 없다. 그래도 다행인 점은, 나는 그 아꼈던 사람을 더 이상 아끼지도 사랑하지도 않아. 정말 천만 다행이지. 하지만 여전히 궁금하다. 왜 그래야만 했는지, 왜였는지, 대답해 줄 수는 없었는지, 왜 대답을 피했는지. 난 지금도 가끔은 당신의 그림자를 찾는다고-. 우연한 만남을 기대하면서. …쓰면서도 미친놈 같군. 그만 해야겠다. 닐은, 여하간, 이런 이유로 굉장히 아프게 이입하면서 봤다.

 

그리고 사라는 묻는다. 그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도 그 사람이 여전히 날 사랑할 권리가 있는지. 그 사람은 여전히 궁금해 한다며 미칠듯이 짜증-을 낸다. 나는 사라에게 이입하면서도 동시에 궁금하다. 사람을 사랑하는데 권리가 필요한 것인지. 사랑할 권리라는 게 있는 것인지.

 

사라는 사랑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소유가 중심인 관계를 원하지 않는 사라는, 관계에 있어 주도권을 쥐고 싶어하고 누군가가 자신을 필요 이상으로 사랑하게 되면-즉 누군가가 자신을 필요로 하게 되면 두려움(?)을 느끼고 떠나간다. 그래, 내가 그렇거든. 하지만 난 잘 모르겠다. 소유하고 싶은 걸지도. 나는 주도권을 쥐고 싶다. 내가 중심인 관계를 원한다. 내가 쥐고 흔들 수 있는 그런 관계. 하지만 동시에 나는 겁도 난다. 저 사람이 날 싫어하면 어떡하지, 멀어지면 어떡하지. 결국 관계에 집착하게 되고 질척해지는 건 시간문제지. 나도 이게 문제란 걸 잘 알아. 나는 항상 이런 식이지. 그런데 어쩌겠어, 고칠 수가 없어. 사람을 좋아하게 되면 자꾸만 그래. 자꾸만, 쥐고 흔들고 싶어. 사라가 선생님 저 아픈가요? 라고 말할 때 발레리가 그래요 당신 아파요! 하고 외칠 때 비수 꽂혔다. 발레리 내게 칼 던지지 마요.

 

제인에게 감정 소모가 가장 컸던 이야기를 좀 하자면. 내 거울같은 사람이어서 그게 너무 힘들었다. 물론 나는 결혼은 포기했으니까 남편이 생길 일은 없겠지만, 그를 제외하고는 내 거라고 주장할 만한 이렇다 할 것도 없이 나이들어가고 있으니까. '두려운 거예요, 변화가.' 그래, 그래서 나는 자꾸만 변화를 최대한 멈추고 싶어한다. 이대로, 이대로. 어쩌면 그래서 내가 발전이 없는 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이제서야 문득 희미하게 들지만, 그래도 나는 두렵다. 무언가가 변하는 게. 그리고 동시에 도태되는 것도 두렵다. 어쨌든, 도태되는 것 역시 상황의 변화라고 할 수 있으니까.

 

이 극에서 가장 궁금한 부분이라면 역시 나에게는 발레리의 실종이겠다. 발레리는 왜 실종됐는가. 남편에게 '사랑해'라며 '집에 가면 예전처럼 밤 새도록 얘기해'라던, 그런 발레리는 왜 실종됐는지 어디로 사라진 건지 너무도 궁금하다. 이 부분만큼은 아무리 생각해도 끙끙거려도 답이 나오질 않는다. 배우들(발레리역 & 존역 배우들)이나 연출은 어떻게 생각할지 무척 궁금하다. 관대날 누가 이 질문 했으면 좋겠다...소심해서 차마 내가 하지는 못하겠고.

 

여하간 이렇게 저렇게 배역들에 이입하면서 아프지만 재미있게 보고 있는 연극이다. 이 정도로 집중해서 보는 연극은 상당히 오랜만인 것 같다. 기회가 닿는 분들은 한 번씩 보시길,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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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ynn*
感想/其の他2009.02.02 00:49
난생 처음으로 교회에 다녀왔습니다. 국민학교 때 부터 (1년? 2년? 간은 국민학교였음) 주변에 기독교인들이 교회를 오라고 항상 꼬셨습니다만, 소심한 저는 모호한 대답을 하고 일요일 마다 연락두절 놀이를 했던 기억이 나네요. 무려 중학교 땐, 그래 갈게, 하고도 아프다고 거짓말을 하고 안 가거나 코 앞에 가서 도망쳤던 기억도 한 두번이 아니네요. 개인적으로, 교회는 무서워서 못 갔습니다. 진심으로. 어릴 땐 교회 앞에 안 지나가려고 둘러가기도 하고, 앞에 지나가야 한다면 우당탕탕 뛰어서 도망치듯 지나갔습니다. 대학교 들어와서도 마찬가지였네요. 교회가 무서운건 여전합니다.

오늘은, 한인 교회에 다녀왔어요, 실은. 학교 선배 따라서.
아마도 건물 생김새가 달라서 별 생각이 없었나봐요. 외관은 완전히 아파트처럼 생겼거든요. 여긴 한국처럼 기괴한 첨탑건물이 별로 없어서, 그래서 교회인 줄도 모르고 편하게 앞에 잘 왔다갔다 했던 덕택인지, 갈 만 하더라구요. 그리고 오늘같은 경우는 절대 도망칠 수가 없었기도 했지만요. 선배가 곧 귀국을 하는데, 성가대이기 때문에 성가대 연습하는데에 맞춰서 예배시간보다 1시간 일찍 갔습니다. 아...전 성가대 노래가 왜 그렇게 좋을까요. 신앙심은 정말 눈물 한 방울 만큼도 없는데 말이죠, 어찌 그렇게 아름다운지 정말, 눈물이 맺혔습니다. 진짜로.

사실 교회만 안 가봤지 성당은 주변에서 가자, 하면 잘만 갑니다. 네. 성당은 잘 가요...그렇다구요...(...)

난생 처음 간 교회인데----재미있었습니다. 근데 성찬식...저도 얼결에 받아서 먹긴 했는데 좀...찔리더군요. 하하하하. 분명 설교하시던 분 께서 (호칭을 몰라서 =_=;) 신앙심언급을 하시며, 얘길 하셔서, 전 그냥 얌전히 앉아있었는데, 선배가 그냥 받아도 돼 라고 하셔서 얼결에...그랬네요...하..하하... 사실 어릴 적 성당에서 한 번 받아서 먹은 적이 있긴 한데 그 땐 정말 뭐도 모르던 정신없는 애여서 그랬다지만 이건 뭐...(...) 아. 근데 어릴 적 먹었던 것은 좀 더 떡에 가까운 느낌이었는데, 오늘 먹었던 것은...쌀과자 같은 느낌이네요. 크기는 한 1크로나 동전 크기정도에, 십자가에 못박힌 예수상이 양각으로 찍힌 과자...랄까 떡이었어요. 그래서, 신기하다고 생각했는데 어쩌면 어릴 적 제 기억이 잘못 된 기억일 수도 있겠죠.

음...음...그래도 전 역시 성당이 더 좋네요. 교회보다는. 어려서부터 계속 기피...랄까 두려움의 대상이어서 그랬는지 성당이 훨씬 맘이 편하더라구요. 뭐......다음 주 부턴 당연히 안 가겠죠.


전 무교라고 말은 그렇게 하지만 사실 불교 쪽에 더 가깝거든요. 불교나 토속신앙 쪽.
그러니까, 사서 양심의 가책을 받느니 안 가고 편하게 살렵니다. ...신기하게도, 미술 쪽으로 넘어오면 불교미술이든 아이콘이든 다 좋습니다. 흐갹. ㅠㅂㅠ <<


난생 처음 교회를 가서 어리버리 신기했던 1인 입니다. 그런데 건물 외관이 그렇게 달랐던 만큼 내부도 분명 다르겠죠? 한국 들어가면 교회가 다시 두려움의 존재가 될 것 같네요. 전 정말로 진심으로 교회가 무섭습니다. (...)
건물이라도 좀 친근감 있으면 좋을텐데 말이죠, 이건 건물에 잡아먹힐 것 같다고 해야하나...그렇네요.


음...설교 내용은, 처음엔 꽤 좋았답니다. 그런데 뒤로 갈 수록 뭔가 두서없고 맥락없는......얘기가 되어서, 이건 종교 얘기를 떠나서 글의 짜임새가 여엉.............이어서, 참 죄송하지만 지루했습니다. 네. (...)


이상 난생 처음으로 교회에 다녀온 감상문이었습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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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ynn*
TAG 교회
感想/其の他2008.09.14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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être et avoir


Christian Boltanski (1944년 9월 6일생)
프랑스 사진작가, 조각가, 자칭 화가, 설치미술가.
우크라이나 출신의 유대인 아버지와 코르시카 출신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남. 파리 출생.
그의 작품은 죽음에 관한 문제, 기억 그리고 상실을 주로 다루고 있다.

<출처, 위키페디아>


Magasin 3에서 전시회가 있었다. 위치는 Frihamnen (1번 버스 종점).
작가 소개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이 분도 참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를 안고 계신 분이다.

6점의 작품전시를 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사실 마지막 한 가지는 감상이라기 보다는 참여(심장 소리 기증)이기 때문에 그 것을 제외하고는 다섯점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토요일 약 12시 30분 경에 들어가서 구경을 1시에 마치고 나와 미술관 내 까페 근처에서 돌아다니고 있었는데, 매 주 토요일 2시에 도슨트 투어가 있다고 하는 말을 보아, 동행인에게 말해서 2시에 한번 더 보자 하였다. 아무래도 그렇게 보는게 작품 이해에 조금 더 도움이 될 터이니 말이다.
인상깊었던 것은 볼탄스키의 심장소리에 맞추어서 발광하는 전구. 암실에서 번쩍거리는 것을 보고 있는 것은 고문이라서 바로 쳐다보지는 못했지만. 이 작품을 보고 자동반사적으로 무라카미 류의 <공생충>생각이 났다. 이 소설 참 읽고나서 뭐 이따위, 라고 욕을 했지만 그래도 딱 한 부분 좋아하는 것이 있었기 때문이다.

계단을 통해 아래로 내려가면 큰 큐모의 설치 미술작품이 있다. 내려가는 계단의 좁은 통로 벽면에 일렬로 거울이 붙어 있었다. 아래로 내려가서 작품을 보기 전에 그 거울에 반사되는 자신을 한번씩 보고서 내려가 보라고 도슨트가 말했다. 벽에 걸린 거울은 어둠을 품고 있었다. 통로 천장에서 흐릿하게 빛나는 불빛과 대비되는 실크스크린이라도 씌운 모양인듯한 거울을 보고 있노라니 초현실주의 화풍의 화가인 르네 마그리트의 <빛의 제국>이 떠오르더라.
좁은 통로를 따라 내려가면 윗층 홀 크기에 맞먹는 정도의 규모의 화랑이 나온다. 그 안에 저 위에 있는 사진 속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존재와 소유>라는 이름의 작품. 저 검은 자켓을 걸친 사람 앞에 가서 서면 기계 음성으로 라고 시작하는 말을 한다. 도슨트 설명을 어렴풋이 떠올려 보자면 하는 질문을 던지고 있는 것이라 한다. 그 앞에 가서 서면 그들이 말을 걸어온다. "나는..."

나는 젊습니다, 나는 나이가 많습니다, 나는 키가 큽니다, 나는 키가 작습니다, 나는 아픕니다, 나는 뚱뚱합니다, 나는 기쁩니다, 나는 사랑에 빠졌습니다, 나는...

어두운 방과, 흐린 날 덕택에 작은 창문 너머로 보이는 잿빛 날씨, 도슨트 투어를 따라 나선 사람들의 발걸음 소리, 그리고 죽은 사람들의 목소리.

굉장히 인상적이었던 전시이면서, 묻어둔 고민거리를 다시 끄집어 내 주었다.
그렇다면 나는 누구인가?

위로 올라와서 도슨트가 끝맺음말을 하면서 했던 말에 나도 고개가 끄덕여졌다.


"개인적으로 통로를 따라 아래로 내려가는 것이 마치 무덤 속으로 내려가는 것 같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 안에 있는 죽은 사람들이 제각각 당신은 누구인가? 라고 묻는 것 같아 인상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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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ynn*
感想/其の他2008.07.19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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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서크 엘루와즈의 네비아(nebbia)를 보고 오는 길이다. 네비아는 이탈리아어로 '안개'라는 뜻이고, 이 서커스의 컨셉이다. 무대에는 옅은 안개가 깔려 있어서 마치 환상 속을 걸어다니는 것 같았다. 공연시간은 55분+20분 인터미션+65분 이렇게 총 2시간 20분인데, 공연을 보고 있노라면 어느새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가 버린다. 중간의 20분 인터미션 때 두근두근하면서 지루하게 기다렸던 것은 나 뿐만은 아니리라 생각해본다.

공연이 끝나고 팜플렛과 서크 엘루와즈의 전작 Nomade의 CD를 사 와서 들으면서 쓰고 있다. 서크 엘루와즈는 Nomade와 Rain, 그리고 Nebbia로 이루어진 '하늘'에 관련된 서커스를 연작으로 만든 모양이다.

서커스는 크게 6개의 막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1) 대나무 숲의 연인들, 2) 첫사랑 루시아, 3) 축제, 4) 장대비가 내리는 날, 5)하늘을 나는 꿈, 6)눈 내리는 마을 이다. 지금 가장 기억에 나는 부분을 꼽으라면 나는 주저없이 4막을 꼽겠는데, 이유는 별거 아니다. 실로폰을 두 사람이 연주하다가 끝부분 즈음에 가서 남자분이 노래를 부르는데, 잘 들어보니 이탈리아어가 아닌가?! 그런데 가사가 대략, 'Spaghetti lungi lungi lungi~' 이랬단 말이다...'긴 긴 긴 스파게티~' 이러는데 어째 안 웃기겠는가. 문제는, 그 부분은 자막이 안 나와서 아마 가사 듣고 웃은 사람 많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내 주변 사람들은 하나도 안 웃던데 나는 그 가사가 너무 웃겨서 끅끅거리면서 웃었다.

캐나다에서 와서 그런지 언어가 참 복잡...발음도 복잡미묘했다. 아니, 영어는 남미 억양인데다가, 중간중간 튀어나오는 이탈리아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어쩔거냐구요...이탈리아어는 대략 다 알아 들었는데, 프랑스어는 겨우 숫자 세는 것, Cinq였나. 그거 하나 알아들었다.

서커스의 원래 특성상 관객들의 반응을 보면서 하는 지라 그러한지, 한국에서 공연하는 것에 맞추어서 대사도 교묘하게 바꾸어서 하더라. 이를테면 'Grand-mother'를 그냥 '할머니'라고 한다든지, 'Fog'를 '안개'라고 말한다든지. 그리고 중간에 '괜찮아요~' 라는 등. 이럭저럭 신경을 많이 쓴 것 같다. 그리고 막간마다 등장해서 이야기를 읊어주는데, 그 것 또한 무척 재미있었다.

전반적으로 노래가 무척 아름다웠다. 반짝반짝하는 느낌이었달까. 위에 첨부해 두었듯이 한국판 네비아 포스터의 저 장면은 거의 초반부에 등장한다.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웠달까. 사실 천이 저 정도로 붉지는 않고, 오렌지 색이다. (포스터는 아마 찍고서 포토샵 등으로 컨트라스트를 조절한 것 같다만)


자리는 난 분명 3만원짜리 가장 싼 자리를 신청했는데, 오늘 가 보니 R석으로 옮겨져 있더라. 아무래도 자리가 좀 비는 모양이라 아래부터 차곡차곡 채우기로 세종문화회관 내부적으로 합의를 본 모양이다. 예매한 자리는 정중앙이었는데 살짝 왼편으로 밀려난 점은 조금 짜증났지만...어쩌겠는가. 원래 자리를 주세요, 라고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어서 그냥 봤다.

스토리도 꽤 괜찮고, 바다소리를 들을 수 있던 점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공연이 끝나고 하얀 손수건을 흔드는 것이 있다는 것을 미리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을. VIP석 사람들은 대부분 흔들고 있던 것을 보아하니 회관측에서 뿌렸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좀 했다. 아쉬운대로 박수만 열심히 치고 나왔다.

개인적인 소감으로는 NOMADE 노래보다 Nebbia 노래가 훨씬 좋다. 정말 반짝반짝하는 느낌이라서 마치 내가 그 안개 속에 갇혀서 시간이 정지해버린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였으니까. 그리고, 역시 서커스라는 점에 있어서, 단순한 곡예 뿐만이 아니라 정말 배우들이 악기를 연주하고 하는 것을 보고 재미있었다. 어느 한 쪽에 지나치게 편중해서 놓치는 것이 생기기는 커녕 정말 '밸런스'를 잘 맞추어서 아름다운 서커스였다. 과연, 네비아를 극찬한 것이 과장만은 아니었구나 싶다.

물론 개인차가 있어서 난 이런거 정말 싫어!! 라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 처럼 무난한 취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가 들으면 넌 절대 무난하지 않아 라고 하겠지만 -_-) 즐겁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쓴소리 하나 하자면, 제발 우리 나라 사람들 공연 에티켓 좀...님들하 매너좀. 휴대전화 끄고, 옆에서 애들 떠들면 맞장구 쳐 주지 말고 조용히 좀 시키고, 그리고 제발 부탁이니까 신발 벗고서 앞에 봉에 올려놓지 말라고 젭라!!!!!


대략 그런 몇 가지만 제외하면 좋았다. 공연 내용은 준수했으니까 내용만으로는 별 다섯개.
DVD나 CD가 나온다면 사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간만에 본 좋은 공연이었다.


+)몇 번째였지...5 막 인가, 그 쯤에 나와서 곡예하시던 아저씨는 대략 다음 그림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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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ynn*
感想/其の他2008.03.30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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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ICIAL HOMEPAGE HERE


3월 26일, 수업의 일환으로 뮤지컬 햄릿을 보러 갔다. 캐스팅이 누구였는지는 나중에 다시 확인후에 올리도록 하겠다.


셰익스피어 원작과 비교하여 보는 것이 주된 목적이었달까. 원래 이 극은 체코에서 만들어져서 브로드웨이로 수출되었다 한다. 그리고 우리 나라에서 상연하는 것은 브로드웨이판을 수입한 것. 관계자의 말을 들려주신 교수님의 말에 따르자면, 체코와 브로드웨이판도 상당부분 다르며, 우리 나라버전과 브로드웨이 버전도 판이하다고 한다. 그렇다면 각각 독립된 3개의 극이라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등장인물은 햄릿, 호레이쇼, 거트루트, 클로디어스, 오필리어, 레어티스, 폴로네우스, 유랑극단, 헬레나, 그리고 기타 등등의 인물. 로젠크란츠와 길덴스턴은 등장하지 않았다. 시즌 1에서는 그 둘이 광대로 나왔다고 하던데 이번에는 아예 생략되었나보다. 시즌 3에서는 재 등장을 한다고 첨언하신 교수님.

티켓은 R석이 7만원이었다. 우리는 수업 일환으로 단체관람이었기에 그렇게 다 주고 보지는 않았다만, 솔직한 감상으로는 7만원 가치를 하는 것 같지 않다. 차라리 더 싸게 내린다음에 많은 사람들이 보게 만든다면 그것이 더 이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래도 내가 지불한 값어치는 했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이라면, '헬레나'라는 여성의 등장이랄까. 보면서 '저 여자 대체 누구지? 원작에는 저런 여자 없었는데'라고 내내 고심했는데, 나중에 들으니 가상으로 꾸며낸 캐릭터란다. 헬레나는 원작 속에서 억압당하는 오필리어의 속마음을 대변해주는 거울의 역할이었다. 듀엣을 부르면서 오필리어의 생각과 감정을 더 풍부하게 만들어준달까. 그래서 원작보다도 훨씬 오필리어의 비중이 높아졌으며, 셰익스피어가 그린 것과는 달리 꽤나 당돌하고 자기 주장이 센 여성으로 그려졌다.

또 한가지 주목할 만한 점이라면 거트루트와 클로디어스의 사랑이다. 원작에서는 거트루트의 비중도 꽤 낮다. 또한 클로디어스 역시 형선왕 햄릿의 그림자에 가려져있는 것이 불만이었던데다가 맥베스처럼 권력욕에 불타오르는 사내이다. 거트루트를 탐하는 것은 부수적인 요소라고 여겨질 정도로 말이다. 그렇지만 뮤지컬에서 그린 왕은 거트루트를 향한 욕정에 형을 살해하고 왕좌까지 꿰 찬 욕망의 화신처럼 그려지고 있다. 여왕 또한 클로디어스와의 듀엣을 통해 선왕 서거 전부터 그와의 정사를 바라며, 심지어 유랑극단의 연극 도중 왕이 뛰쳐나가고, 그 후 햄릿을 자신의 방으로 불러들여 이야기 하는 신에서는 '아들아, 나는 너의 아버지와 살면서 행복했던 적이 없었다' 라고 말한다. 그리하여 거트루트도 욕정에 눈먼 비정한 여인으로 그려진다.

오필리어와 레어티스의 관계는 보는 사람이 '저 둘 근친상간의 관계인가?'라고 생각할 정도로 진한 애정 표현을 한다. 그런데 비단 이 뿐만이 아니라 다른 작품들에서도 이 둘의 관계는 거의 항상이라고 말해도 좋을 정도로 근친상간으로 그려진다고 한다. 거 참, 묘하도다.

유령의 등장 부분도 원작과 판이했다. 원작에서는 1막 2장즈음, 햄릿이 로젠크란츠, 길덴스턴, 그리고 호라시오와 성 벽에서 숨어 기다리다가 만나는 것으로 그려져 있다. 그렇지만 뮤지컬 속에서는 오필리어와 동침을 하려고 할 때에 등장하여 '나의 아우가 나를 독살했노라. 나의 원수를 갚아다오 아들아' 라고 말한다. 여기서 또 하나 주목할 만한 점이라면 오필리어와 햄릿이 동침을 하려 했다는 부분이다. 사실 이 부분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 원작 속에서는 그 둘이 정사를 나누었다는 대사가 나오지를 않는다. 그렇다면 이러한 재 해석이 완전히 왜곡인가, 한다면 그렇다고 볼 수도 없다. 몇몇 작품 속에서도 그 둘이 정사를, 그것도 꽤 여러번 나누었다고 그리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재해석을 낳을 여지를 마련 해 준 대사를 찾아보자

ACT 4. sc 5. 53-71
Ophelia
 「sings」Tomorrow is Saint Valentine's day,
                            All in the morning time,
                          And I a maid at your window,
                            To be your Valentine.
                          Then up he rose and donned his clothes
                            And dupped the chamber door,
                          Let in the maid, that out a maid
                            Never departed more.
King   Pretty Ophelia──
Ophelia   Indeed, without an oath, I'll make an end on 't:
             「Sings」By Gis and by Saint Charity,
                            Alack and fie for shame,
                          Young men will do 't, if they come to 't ;
                            By Cock, they are to blame.
                          Quoth she "Before you tumbled me,
                            You promised me to wed."

              He answers:
                          "So would I 'a done, by yonder sun,
                             An thou hadst not come to my bed."
이 대사는 오필리어가 미쳐버린 후에 나오는 대사이다. 미친 후에 미친자의 특권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속마음을 있는 대로 다 토해낸다. 햄릿도 영국으로 떠나버리고 아버지도 죽어버리고, 그녀의 버팀목이었던 오라버니 레어티스마저 그녀의 곁에 없을 때, 결국 오필리어는 슬픔을 이기지 못하고 미쳐버린다. 이 부분을 보아하니, '아마도 그 둘은 그러지 않았을까' 라는 추측이 나왔을 것이라 생각해본다.


뮤지컬 햄릿은 원작의 재해석이다. 햄릿을 전혀 모르는 사람이 보면 '왜 저런거야?' 라고 물을 정도로 빠르게 진행이 되며, 앞뒤 문맥도 종종 잘라먹는다. 대표적인 신이 햄릿이 오필리어에게 '수녀원으로나 가!'라고 호통을 치는 부분이다. 원문을 살펴보자.

ACT 3. sc 1. 99-141
Ophelia
   Good my lord,
              How does your Honor for this many a day?
Hamlet   I humbly thank you, well.
Ophelia   My lord, I have remembrances of yours
              That I have longed long to redeliver.
              I pray you now receive them.
Hamlet   No, not I. I never gave you aught.
Ophelia   My honored lord, you know right well you did,
              And with them words of so sweet breath composed
              As made <the> things more rich. Their perfume
                lost,
              Take these again, for to the noble mind
              Rich gifts was poor when givers prove unkind.
              There, my lord.
Hamlet   Ha, ha, are you honest?
Ophelia   My lord?
Hamlet   Are you fair?
Ophelia   What means your lordship?
Hamlet   That if you be honest and fair, <your honesty>
            should admit no discourse to your beauty.
Ophelia   Could beauty, my lord, have better commerce
              than with honesty?
Hamlet   Ay, truly, for the power of beauty will sooner
             transform honesty from what it is to a bawd than
             the force of honesty can translate beauty into his
             likeness. This was sometime a paradox, but now
             the time gives it proof. I did love you once.
Ophelia   Indeed, my lord, you made me believe so.
Hamlet   You should not have believed me, for virtue
             cannot so <inoculate> our old stock but we shall
             relish of it. I loved you not.
Ophelia   I was the emore deceived.
Hamlet   Get thee <to> a nunnery. Why wouldst thou be
             a breeder of sinners? I am myself indifferent honest,
             but yet I could accuse me of such things that it
             were better my mother had not borne me; I am
             very proud. revengeful, ambitious, with more offenses
             at my beck than I have thoughts to put them
             in, imagination to give them shape, or time to act
             them in. What would such fellows as I do crawling
             between earth and heaven? We are arrant knaves
             <all;> believe none of us. Go thy ways to a nunnery.
             Where's your father?
이러한 정황이다. 이 때 오필리어의 말이 정말 진심일지는 셰익스피어의 마음이겠지만, 이 장에서 오필리어의 행동은 아버지 폴로네우스와 왕 클로디어스의 계략의 일부이다. 햄릿이 왜 미쳤는가를 알아내기 위해, 그가 사랑한 오필리어로 하여금 그에게 모든 정표를 돌려주도록 하고, 햄릿의 반응을 살펴보아 과연 그가 사랑때문에 미쳤는가의 여부를 알아보려 한 것이다. 이 때의 햄릿은 어머니 거트루트의 성급한 결혼 때문에 '여자'에게 배신을 당하고 상심한 후이다(어머니를 두고 유명한 대사가 나오지. 약한자여!──그대의 이름은 여자이니라). 이에 오필리어마저도 그에게 정표를 돌려주며 이별을 고하니, 햄릿은 설상가상의 사태인 것이다. 결국 이런 정황에서 햄릿은 '수녀원으로나 가시오!'라고 폭언을 하게 되는 것이다.



뮤지컬은 2시간 남짓이며, 노래도 흥겹고 재미있다. 그렇지만 어디까지나 '재해석'을 거친 작품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 틀은 셰익스피어이지만 내용은 셰익스피어가 아니니 말이다. 재미를 위해서라면 별 4개쯤은 줄 수 있다만, 햄릿을 알고 싶다라면 '글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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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y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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