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rap/Book2012.10.14 16:16

1# 심장이 시켰다


우리는 그 무엇도 상상할 수 없다.

적어도 사람에 관해서는 더 그렇다. 한 사람을 두고 상상만으로 그 사람은 이럴 것이다, 저럴 것이다 아무리 예상을 해봐도 그 사람의 첫 장을 넘기지 않는다면 비밀의 문은 열리지 않는다.



34# 조금은 바보 같아도 좋다


(전략)

"누, 쟤들 정말 웃겨서. 아무런 일도 없는데 어떨 때는 갑자기 전속력을 다해서 마구 달려. 그러다 엄청난 먼지를 일으키면서 갑자기 급정거를 하지. 무슨 큰일이 일어난 것처럼. 그러고는 자기 자리로 조용히 걸어서 돌아와. 그게 다야. 진짜 웃기지 않아?"

(중략)

열정을 다해서 끝까지 갔다가 제자리로 돌아오는 연습을 하면서, 전속력을 다해 하고 싶은 것 가까이 갔다가 아무 결과를 껴안지 못하고 되돌아오는 연습을 하면서 우리도 살고 있지 않은가. 오늘 하루도, 내일 하루도 아니 어쩌면 우린 영원히 그 연습을 하면서 살아야 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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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ynn*
日記/近況2011.09.28 08:19

물끄러미 오래 바라보았다.

나는 마지막에 글을 남겼던 때와 많이 변했을 수도
아니면 거의 변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4월과 지금 뚜렷하게 달라진 점이라면

나는 계약직이나마 일자리를 얻고, 돈을 벌고 있다.
묘연이 닿아 내게 온 고양이가 있다. 이번엔, 꼭 지켜줄게.


허황된 믿음이 하나 깨졌고, 또 다시 부유했다.
한참을 떠돌았고 여전히 추스리지 못한 감정들이 시시각각 날을 세운다.


나는
조금은 강해졌다



착각하고 있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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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ynn*
Scrap/Music2011.04.23 23:37





보내줄게 네가 지치지 않게
放してあげるよ 君が疲れないよう
보내줄게 우리란 울타리 밖에
放してあげるよ 私たちと云う籠の外へ
나를 떠나면 두 번 다시 내게 또다시
私から離れたら 二度と 私に再び
돌아오지 않을 걸 알아
帰ってこないと解っている
알면서도 널 붙잡을 수가 없는
解っていながらも 君を掴めない
바보 같은 내가 화가 나
バカな自分に腹が立つよ
그래서 계속 눈물이 나
それで 涙が止まらないよ

넌 나의 태양
君は私の太陽
네가 떠나고 내 눈엔 항상 비가 와
君が去ってから私の目には何時も雨が降るよ
끝이 없는 장마의 시작이었나 봐
終わりのない梅雨の始まりだったよう
이 비가 멈추지 않아
この雨が止まない

기다릴게 오지 않겠지만 넌
待つよ 来ないだろうけれど 君は
기다릴게 네가 잊혀질 때까지
待つよ 君が忘れられるまで
너는 내게로 두 번 다시 내게 또다시
君は私に二度と 私に再び
돌아오지 않을 걸 알아
帰ってこないと解っている
알면서도 너 하나만 기다리는
解っていながらも 君一人だけを待っている
바보 같은 내가 화가 나
バカな自分に腹が立つよ
그래서 계속 눈물이 나
それで 涙が止まらないよ

넌 나의 태양
君は私の太陽
네가 떠나고 내 눈엔 항상 비가 와
君が去ってから私の目には何時も雨が降るよ
끝이 없는 장마의 시작이었나 봐
終わりのない梅雨の始まりだったよう

시간이 멈춘 것 같아
時間が止まったよう
이 비가 멈추질 않아
この雨が止まない
빗물이 차올라
雨水が上がってきて
가슴이 터질 것 같아
胸が張り裂けそう

넌 나의 태양
君は私の太陽
네가 떠나고 내 눈엔 항상 비가 와
君が去ってから私の目には何時も雨が降るよ
끝이 없는 장마의 시작이었나 봐
終わりのない梅雨の始まりだったよう
이 비가 멈추지 않아
この雨が止まない

언젠가 네가 돌아오면 그땐 널 보내지 않아
何時の日か君が帰ってきたら その時は 君を放さな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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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ynn*
Scrap/Book2010.10.05 22:01
그들의 아파트로 들어가기 전날, 나는 정중하게 베르크씨에게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협주곡 제2번 제2악장을 연주해달라고 부탁했다. 저녁이었으므로 베르크씨는 이웃들 모두에게 허락을 받아오면 연주해주겠노라고 말했다. 내가 당장 허락을 받아오겠노라고 말한 뒤, 밖으로 나가려고 문고리를 잡았을 때 피아노 건반의 뚜껑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미처 몸을 돌리기도 전에, 달빛을 받아 희미하게 반짝이는 밤의 사물들을 손끝으로 하나하나 매만지는 듯한 피아노 선율이 울리기 시작했다.

(중략)

"어둠이 서서히 내리는 저녁이에요. 동쪽 하늘을 파랗고 거기로 별이 떠올라요. 하지만 서쪽을 보면, 아직 빛이 남아있는 거죠. 요즘 베를린의 밤처럼 말이에요. 밤이 깊었는데도 사라지지 않는 빛. 모든 게 끝이 난다고 해도 인생은 조금 더 계속되리라는, 그런 느낌."

"해진 티셔츠, 낡은 잡지, 손때 묻은 만년필, 칠이 벗겨진 담배 케이스, 군데군데 사진이 뜯긴 흔적이 남은 사진첩, 이제는 누구도 꽃을 꽂지 않는 꽃병, 우리 인생의 이야기는 그런 사물들 속에 깃들지. 우리가 한번 손으로 만질 때마다 사물들은 예전과 다른 것으로 바뀌지. 우리가 없어져도 그 사물들은 남는 거야. 사라진 우리를 대신해서. 네가 방금 들은 피아노 선율은 그 동안 안나를 포함해 수많은 사람들이 들었기 때문에 처음과는 완전히 다른 곡이 됐어. 그 선율이 무슨 의미인지 당시에는 몰라. 그건 결국 늦게 배달되는 편지와 같은 거지. 산 뒤에 표에 적힌 출발시간을 보고나서야 그 기차가 이미 떠났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기차표처럼. 안나가 보내는 편지는 그런 뜻이었어. 우리는 지나간 뒤에야 삶에서 일어난 일들이 무슨 의미인지 분명하게 알게 되며, 그 의미를 알게 된 뒤에는 돌이키는 게 이미 늦었다는 사실을."


김연수,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pp. 376-3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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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ynn*
日記/近況2010.09.14 23:06
내게 중요한 문제가 의외로 다른 이에게는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어쩌면 그게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우린 각자 서로 다르게 자라왔으며, 다른 배경을 가지고 있으니까. 그렇지만 때로 공유하는 부분도 생기게 되고, 그리고 넘겨짚기가 어느 정도 가능하게 되었을 때...즉, 상대의 행동이나 사고방식 등에 대해 기대를 품게 되었을 때, 바로 그 때 오해와 실망이 싹트기 시작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한 사람에 대해서 완벽하게 안다는 것은 불가능 할 것이다. 내가 죽을 때 까지. 운이 좋다면 죽기 전에 깨닫게 되겠지. 이를 알고 있으면서도 자꾸만 난 모든 것을 정형화하고 범주화하고 싶어한다. 비규칙성의 연속이라는 규칙을 만들고 싶어하고, 반복되는 행동패턴을 도식화하고, 이를 예측하고 싶어한다. 어쨌든 그 예측이 빗나가면 나 혼자 상심하는건 불 보듯 뻔하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

하고 싶은 말을 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것 같다. 감정적인 문제에 있어서는 더더욱. 제 1의 문제는 상대가 듣고싶어 하는지, 혹은 알고싶어 하는지 여부. 제 2의 문제는 어느 정도의 동요를 수반할 것인가 하는 것. 제 1의 문제는 차치하고서라도, 나는 제 2의 문제에 발목을 잡혀있다. 예측할 수 없는 범위이기 때문에. 내가 도저히 아무리 애를 써도 알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에.

언젠가는 말 할 날이 올까.

당신을 죽이고 싶을 만큼 증오했던 때도 있었다고. 지금은 괜찮지만, 잊지는 않겠지만 더 이상 내게 아무런 감정의 소요를 불러일으키지 못하겠지만, 한때는 그랬던 적도 있었노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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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y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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