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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記/近況2011/09/28 08:19

물끄러미 오래 바라보았다.

나는 마지막에 글을 남겼던 때와 많이 변했을 수도
아니면 거의 변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4월과 지금 뚜렷하게 달라진 점이라면

나는 계약직이나마 일자리를 얻고, 돈을 벌고 있다.
묘연이 닿아 내게 온 고양이가 있다. 이번엔, 꼭 지켜줄게.


허황된 믿음이 하나 깨졌고, 또 다시 부유했다.
한참을 떠돌았고 여전히 추스리지 못한 감정들이 시시각각 날을 세운다.


나는
조금은 강해졌다



착각하고 있었나보다.

Posted by Lynn*
Scrap/Music2011/04/23 23:37




보내줄게 네가 지치지 않게
放してあげるよ 君が疲れないよう
보내줄게 우리란 울타리 밖에
放してあげるよ 私たちと云う籠の外へ
나를 떠나면 두 번 다시 내게 또다시
私から離れたら 二度と 私に再び
돌아오지 않을 걸 알아
帰ってこないと解っている
알면서도 널 붙잡을 수가 없는
解っていながらも 君を掴めない
바보 같은 내가 화가 나
バカな自分に腹が立つよ
그래서 계속 눈물이 나
それで 涙が止まらないよ

넌 나의 태양
君は私の太陽
네가 떠나고 내 눈엔 항상 비가 와
君が去ってから私の目には何時も雨が降るよ
끝이 없는 장마의 시작이었나 봐
終わりのない梅雨の始まりだったよう
이 비가 멈추지 않아
この雨が止まない

기다릴게 오지 않겠지만 넌
待つよ 来ないだろうけれど 君は
기다릴게 네가 잊혀질 때까지
待つよ 君が忘れられるまで
너는 내게로 두 번 다시 내게 또다시
君は私に二度と 私に再び
돌아오지 않을 걸 알아
帰ってこないと解っている
알면서도 너 하나만 기다리는
解っていながらも 君一人だけを待っている
바보 같은 내가 화가 나
バカな自分に腹が立つよ
그래서 계속 눈물이 나
それで 涙が止まらないよ

넌 나의 태양
君は私の太陽
네가 떠나고 내 눈엔 항상 비가 와
君が去ってから私の目には何時も雨が降るよ
끝이 없는 장마의 시작이었나 봐
終わりのない梅雨の始まりだったよう

시간이 멈춘 것 같아
時間が止まったよう
이 비가 멈추질 않아
この雨が止まない
빗물이 차올라
雨水が上がってきて
가슴이 터질 것 같아
胸が張り裂けそう

넌 나의 태양
君は私の太陽
네가 떠나고 내 눈엔 항상 비가 와
君が去ってから私の目には何時も雨が降るよ
끝이 없는 장마의 시작이었나 봐
終わりのない梅雨の始まりだったよう
이 비가 멈추지 않아
この雨が止まない

언젠가 네가 돌아오면 그땐 널 보내지 않아
何時の日か君が帰ってきたら その時は 君を放せない
Posted by Lynn*
Scrap/Book2010/10/05 22:01
그들의 아파트로 들어가기 전날, 나는 정중하게 베르크씨에게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협주곡 제2번 제2악장을 연주해달라고 부탁했다. 저녁이었으므로 베르크씨는 이웃들 모두에게 허락을 받아오면 연주해주겠노라고 말했다. 내가 당장 허락을 받아오겠노라고 말한 뒤, 밖으로 나가려고 문고리를 잡았을 때 피아노 건반의 뚜껑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미처 몸을 돌리기도 전에, 달빛을 받아 희미하게 반짝이는 밤의 사물들을 손끝으로 하나하나 매만지는 듯한 피아노 선율이 울리기 시작했다.

(중략)

"어둠이 서서히 내리는 저녁이에요. 동쪽 하늘을 파랗고 거기로 별이 떠올라요. 하지만 서쪽을 보면, 아직 빛이 남아있는 거죠. 요즘 베를린의 밤처럼 말이에요. 밤이 깊었는데도 사라지지 않는 빛. 모든 게 끝이 난다고 해도 인생은 조금 더 계속되리라는, 그런 느낌."

"해진 티셔츠, 낡은 잡지, 손때 묻은 만년필, 칠이 벗겨진 담배 케이스, 군데군데 사진이 뜯긴 흔적이 남은 사진첩, 이제는 누구도 꽃을 꽂지 않는 꽃병, 우리 인생의 이야기는 그런 사물들 속에 깃들지. 우리가 한번 손으로 만질 때마다 사물들은 예전과 다른 것으로 바뀌지. 우리가 없어져도 그 사물들은 남는 거야. 사라진 우리를 대신해서. 네가 방금 들은 피아노 선율은 그 동안 안나를 포함해 수많은 사람들이 들었기 때문에 처음과는 완전히 다른 곡이 됐어. 그 선율이 무슨 의미인지 당시에는 몰라. 그건 결국 늦게 배달되는 편지와 같은 거지. 산 뒤에 표에 적힌 출발시간을 보고나서야 그 기차가 이미 떠났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기차표처럼. 안나가 보내는 편지는 그런 뜻이었어. 우리는 지나간 뒤에야 삶에서 일어난 일들이 무슨 의미인지 분명하게 알게 되며, 그 의미를 알게 된 뒤에는 돌이키는 게 이미 늦었다는 사실을."


김연수,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pp. 376-378
Posted by Lynn*
日記/近況2010/09/14 23:06
내게 중요한 문제가 의외로 다른 이에게는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어쩌면 그게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우린 각자 서로 다르게 자라왔으며, 다른 배경을 가지고 있으니까. 그렇지만 때로 공유하는 부분도 생기게 되고, 그리고 넘겨짚기가 어느 정도 가능하게 되었을 때...즉, 상대의 행동이나 사고방식 등에 대해 기대를 품게 되었을 때, 바로 그 때 오해와 실망이 싹트기 시작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한 사람에 대해서 완벽하게 안다는 것은 불가능 할 것이다. 내가 죽을 때 까지. 운이 좋다면 죽기 전에 깨닫게 되겠지. 이를 알고 있으면서도 자꾸만 난 모든 것을 정형화하고 범주화하고 싶어한다. 비규칙성의 연속이라는 규칙을 만들고 싶어하고, 반복되는 행동패턴을 도식화하고, 이를 예측하고 싶어한다. 어쨌든 그 예측이 빗나가면 나 혼자 상심하는건 불 보듯 뻔하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

하고 싶은 말을 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것 같다. 감정적인 문제에 있어서는 더더욱. 제 1의 문제는 상대가 듣고싶어 하는지, 혹은 알고싶어 하는지 여부. 제 2의 문제는 어느 정도의 동요를 수반할 것인가 하는 것. 제 1의 문제는 차치하고서라도, 나는 제 2의 문제에 발목을 잡혀있다. 예측할 수 없는 범위이기 때문에. 내가 도저히 아무리 애를 써도 알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에.

언젠가는 말 할 날이 올까.

당신을 죽이고 싶을 만큼 증오했던 때도 있었다고. 지금은 괜찮지만, 잊지는 않겠지만 더 이상 내게 아무런 감정의 소요를 불러일으키지 못하겠지만, 한때는 그랬던 적도 있었노라고.
Posted by Lynn*
TAG 근황
日記/近況2010/09/07 23:11
미숙한 사랑은 "널 필요로 하기 때문에 널 사랑해" 라고 말하며,
성숙한 사랑은 "널 사랑하기 때문에 널 필요로해" 라고 말한다.

─에리히 프롬,「사랑의 기술」중



8월 31일부터 9월 6일까지 제주에 있었다. 있는동안 하고 싶었던 말이 참 많았는데. 어쩌면 고백에 더 가까웠을 하고픈 말들이 터질듯 밀려올라왔지만, 어쨰서인지 한 음절도 인후를 넘지 못했다. 항상 나보다 늦게 잠에 드는 그이기 때문에 그가 잠들기를 기다리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왜인지, 그는 내가 잠들지 않으면 잠들지 않으니까. 낮잠에서 깨면 말을 해야한다는 사실을 잊어버린 내 뇌를 탓해야 하는걸까.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에, 위에 인용한 구절이 나온다. 그러니까 난 어쩌면 미숙한 사랑을 하고 있는 것일테다. 정작 내가 미숙한 사랑을 하고 있으면서도, 그가 성숙한 사랑을 하길 바라는 내게 새삼 경멸을. 그렇지만 애정관계에 놓인 사람이라면 어쩌면 당연한 바람일지도 모르겠다. 내가 필요해서 날 사랑하는게 아니라, 날 사랑해서 (그래서 내가 없으면 죽을테니) 날 필요로 했으면 좋겠다는, 그런. 거짓말이 아니라 정말로 그랬으면 좋겠다는 바람.

전에 그가 내게 물었다. 자기가 고백했을 때 왜 그렇게 선선히 받아들였는지. 어물쩍 웃으면서 넘겼고, 그는 농담인지 아니면 어물쩍 넘어가는 내 태도에 어느 정도는 상했을 법한 기분을 숨기기 위함이었는지, 아니면 진심이었는지 "전부터 날 좋아했던거구나" 하고 웃어주었다. 그래, 뭐, 부정하진 않을게. 어떻게 7년 넘게 알아오면서 한 번 정도 설레지않았을 수가 있었겠니. 내 말에 귀기울여 주는데, 신경 써 주는데. 상냥한 사람에게 약한 내가 나빴던 거라면 어쩔 수 없지만.

그 후, 곰곰히 그리고 찬찬히 시간을 들여 생각해봤었다. 그러니까, 내가 안고 있는 어딘가 채워지지 못한 것 같은 기분과, 여러 가지 복합적 감정을. 내가 내린 결론은, 결국 내 행동의 정당화를 위함이었다는 것이다. 내게 그어놓은 선을 부주의하게 넘어가버린 탓에, 진심이 깃들었던 마지막 충고를 가벼이 들었던 내 경솔한 행동을 정당화해야 했으니까. 내가 날 경멸하지 않고 넘어갈 수 있던, 그런 결정을 난 택했다. 자책과 후회의 바다에서 익사직전이었던 내가 잡을 수 있었던 유일한 지푸라기는, 그의 날 사랑한다는, 그러니 곁에 있어달라는 말 외에 뭐가 있었을까. 말하고 싶었다. 난 그래서 당신의 고백을 그렇게 순순히 받아들였노라고. 한때 좋아했었을런지 모르겠으나, 실은 그 때 다른 사람과의 망가진 관계에 눈물흘리고 있었노라고.

그리고 난 지금 경계에 서 있다. 그러니까, 다시 말하자면 필요해서 사랑하는 것과 사랑해서 필요한 것의 경계가 애매모호해지고 있다. 나는 내가 지은 죄 때문에 죽지 않기 위해서 그가 필요하고, 그래서 또한 사랑하고 있다. 그렇지만 같이 있으면 다른 어떤 것도 눈에 들어오지 않을 만큼, 귀에 들리지 않을 만큼, 모든 계산적인 허울을 벗어버리고 진심으로 하염없이 바라보고 싶다는 마음만이 남는다. 단 하나 부정할 수 없는 그런 마음이.


이 많은 말들을 다 해주고 싶었었는데, 결국 단 한 마디도 못 해보고 떠나오고 말았다. 언젠가는 할 수 있을까. 내게 그런 용기가 생길까.
Posted by Lynn*
TAG 근황